국제유가가 또 폭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5달러(5.89%) 떨어진 배럴당 27.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1월 20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56달러 내려 배럴당 30.32달러였다. 이는 5개월새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원유 변동성 지수는 7년 만에 최고치였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가격 변동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상반기 공급 과잉 전망을 상향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는 원유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가격 변동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IEA는 이날 공개한 2월 보고서에서 2016년 상반기 수급 이완이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커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즉, 원유 가격이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 이에 시장에서는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이 인식되면서 매도세가 유입됐다.
에너지 관련 상품에 중점 투자하는 헤지펀드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IEA의 월간 보고서로 인해 시장의 관심이 세계적인 공급 과잉에 다시 집중됐다”며 “수급이 거의 균형을 되찾을지도 모른다는 꿈은 좌절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