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ㆍ서구권 증시 불안 등으로 투매세 촉발
일본증시가 9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5.40% 급락한 1만6085.44에, 토픽스지수는 5.51% 내린 1304.33에 마감했다.
전날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유럽과 뉴욕증시에 투매세가 유입되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일본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공급과잉 불안에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9% 급락한 배럴당 29.69달러로 마감해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졌다. 같은 날 재정위기 재연 불안에 그리스 증시가 폭락하면서 유럽증시가 2~3%대로 급락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셰일가스 업체 파산 불안과 기술주 부진 등 악재로 일제히 하락해 S&P500지수는 22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엔화 가치가 이틀째 올라 지난 2014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인 것도 일본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후지모토 노부유키 SBI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전날 바닥을 쳤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이날 시장이 붕괴했다”며 “그리스와 도이체방크, 셰일가스 등 들려오는 모든 소식이 악재였다”고 한탄했다.
부진한 실적 전망을 발표한 시세이도 주가는 이날 8.3% 폭락했다. 금리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불안에 금융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주가가 8.4%,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이 8.7% 각각 빠졌다.
일본증시 급락에 엔화와 더불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일본 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날 일본 장기금리 기준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제로(0)’를 찍은 것은 물론 마이너스(-)대로 진입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오전에 0%를 기록하고 나서 오후에는 -0.010%까지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