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과 엔고 등으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 수요 커져
일본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제로(0)’%를 찍고 나서 오후 들어 낙폭이 더욱 커져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현지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45%포인트 하락한 -0.005%까지 떨어졌다.
장기금리가 제로는 물론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것은 일본 사상 최초이며 스위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독일이 현재 장기금리가 0.2%대로 하락하고 미국도 1.7%대로 떨어졌지만 주요 7개국(G7) 국채 가운데 마이너스로 추락한 것도 일본이 처음이다.
유가 급락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증시 투매세가 이날 일본증시까지 이어졌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일본 국채와 엔화 수요가 커졌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4.9% 급락으로 오전장을 마치고 나서 오후에는 5% 이상으로 낙폭이 커졌다. 달러ㆍ엔 환율은 장중 115엔 선이 무너져 엔화 가치가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고 있다. 금값도 지난 2011년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마쓰노 도시히코 SMBC프렌드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엔화와 금값이 오른 것은 위험회피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일본은행(BOJ)의 지난달 29일 마이너스 금리 정책 결정과 더불어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유럽증시가 그리스 재정위기 재연 불안으로 2~3%대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장기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대출 금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 설비투자나 가계 주택구입을 촉진한다. 그러나 일본 대출 금리는 아미 사상 최저 수준이고 기업은 풍부한 자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연 경기가 얼마나 살아날지는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