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업인 줄! 깃털처럼 가벼운 위코 퓨어폰 리뷰

입력 2016-02-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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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독자 여러분. 일개미 에디터H가 오늘은 프랑스 국민폰 브랜드라는 위코의 퓨어를 소개한다.

첫인상을 말하자면 생각보다 야무진 패키징에 놀랐다. 뭐, 박스 포장 따위에 놀라고 그러냐고?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은 국내 약정 판매가가 고작 9만원대인걸. 구매대행 사이트인 3KH를 통해 런칭됐는데 가격 거품을 쏙 빼고 들여왔는지 10만원도 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술 한 번 안 마시면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어젯밤만 해도 술값이 11만원 나왔으니까… 자, 술값 얘긴 여기까지 하고 이 신기한 스마트폰을 살펴보자. 참고로 패키지 사진을 깜빡한 것 역시 어젯밤에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죄송하다.

이 제품을 설명하는데 그렇게 많은 문장은 필요할 것 같지 않다. 모든 면에서 가볍고 산뜻하다. 굳이 성능이 어쩌고 저쩌고 머리 아프게 씨름할 필요도 없다. 지나친 기대나 욕심을 상쇄하는 비장의 무기인 ‘저렴한 가격’을 갖췄으니까.

위코 퓨어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포인트를 제일 먼저 언급해야겠다. 바로 엄청나게 가볍다는 사실이다. 무게는 98g. 100g도 넘지 않는 산뜻한 숫자다. 다른 제품과 비교해서 말해볼까? 아이폰6s 모델의 무게가 143g, 갤럭시S6가 138g이다. 이들 제품도 초슬림형 디자인에 가벼운 무게로 출시 당시 화제를 모았었는데, 98g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덕분에 위코 퓨어를 상자에서 꺼내 손에 쥐어보면 누구나 똑같이 “뭐야, 이거 스마트폰 맞아?”라고 놀라게 된다. 이 안에 스마트폰을 구동하기 위한 온갖 부품이 다 들어있을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우니까. 마치 장난감이나 목업 제품을 연상케 하는 거품처럼 가벼운 존재감이다. 약간 불편한 자세로 장시간 들고 있어도 손목에 전혀 무리가 없다. 리뷰를 위해 가지고 다니며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는데, 무게감이 거의 없으니 깜빡 해서 제품을 죽일 뻔(?) 한 적도 있다.

[아래가 아이폰6s, 위가 위코 퓨어]

두께도 엄청나다. 5.1mm.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는데 중국 제조사들이 워낙 이 부문에 대해 경쟁을 치열하게 하니 실제 타이틀을 누가 가졌는지 여부는 차치해 두자. 어쨌든 정말 얇다. 측면 모서리가 날카롭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얇다.

[아래가 아이폰6s, 위가 위코 퓨어]

두께 역시 다른 제품과 비교하자면 아이폰6s가 7.1mm, 갤럭시S6가 6.8mm다. 위코 퓨어는 5.1mm라는 압도적으로 얇은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하단에 3.5mm 이어폰단자가 무사히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얇은 스마트폰에도 충분히 이어폰 단자를 넣을 수 있다는 것. 최근 항간에 떠도는 루머처럼 아이폰7에 이어폰 단자가 사라진다면 절대 두께 탓은 아닐 것이다… 아, 잠깐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새고 말았다. 또 다시 죄송.

솔직히 위코 퓨어의 디자인은 아이폰을 몹시 닮았다. 아이폰4를 다리미로 싹싹 다려서 더 얇고 크게 눌러놓은 것 같은 디자인이랄까?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니 고맙다고 해야할지… 음. 어쨌든 파격적인 다이어트로 놀라움을 자아냈다는 것만은 중요한 포인트다. 직접 조작하며 사용할 땐 더더욱 놀랍다. 손에 잡히는 날렵함과 가벼운 무게 때문에 퓨어폰을 한참 쓰다 다른 폰을 쓰면 투박하게 느껴질 정도다.

[뭔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지만 여러분의 착각이다]

이제 그 외의 사항들을 훑어보자. 일단 디스플레이부터. 4.8인치 HD 해상도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구라베젤은 거의 없고, 해상도 자체도 쓸만하다. 다만 휘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 밝은 곳에서는 가끔 답답하게 느껴지는 밝기다. 그래도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거나 웹서핑을 할 때 전혀 문제 없는 수준의 디스플레이다. 우리는 이 제품을 살펴보며 계속해서 가격을 상기해야 한다. 약정시 구매가 9만원짜리 폰을 들고 출고가 100만원이 넘는 내 아이폰6s와 비교하는 건 불공평하니까.

성능으로 가볼까? 별 기대 없이 Antutu 벤치마크 앱을 돌려보니 26,000점 대의 점수가 나온다. CPU는 1.2GHz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410을 사용했다. 몇 가지 게임도 돌려봤는데 무리 없이 돌아간다. 개인적으로 그래픽 성능은 썩 뛰어난 것 같지 않다.

[무면허 에디터H가 드리프트를 시도하려 한다]

레이싱 게임인 니드 포 스피드를 플레이 해보니 초반에는 약간 프레임 끊김이 발견된다. 로딩도 무척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잠깐 인내심을 발휘한 후에는 기대보다 매끄럽게 구동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기대보다 낫다는 것이지 절대 부드럽고 뛰어난 그래픽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앱서랍 없이 모든 앱이 펼쳐지는 인터페이스다]

비슷한 수준(?)의 저가폰과 비교해보자. 솔직히 15만 4000원에 LG 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된 화웨이Y6보다 훨씬 쾌적한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스크롤링이나 기본 터치에 더 가볍게 반응하는 것은 물론, 멀티태스킹 화면에서 앱 전환이 아주 빠르다. 발열은 거의 없다. 무슨 짓을 해도 뜨거워지진 않는다.

카메라는 그냥 카메라다. 그냥 길 가다 기록하고 싶은 풍경이 있으면 담을 수 있고, 셀카 찍고 싶으면 뷰티샷 기능으로 예쁘게 찍으면 된다.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심심한 카메라다.

[완전히 어두운 밤의 실내 환경에서 플래시를 켜고 촬영한 사진]

저조도 촬영엔 당연히 취약한데, 대신 플래시가 생각보다 강해서 야간에도 플래시를 터트리고 찍어주면 인물 외엔 꽤 잘 나온다.

참고를 위해 사진을 몇 장 첨부한다.

물론 단점 지적을 시작하자면 끝도 없다. 2,000mAh의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이 녀석 체력이 아주 저질이다.  용량을 고려하더라도 생각보다 금방 배터리가 닳아버린다. 마이크로 SD 슬롯이 없어 추가 메모리를 사용할 수 없고, VoLTE도 지원하지 않는다. 당연히 NFC와 5GHz 와이파이도 지원하지 않는다.

약점이 많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엄청난 휴대성과 아이폰 감성(?) ,지갑 사정 얄팍한 사용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격은 이 것들을 충분히 덮을 수 있는 카드다. 남들 다 쓰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프랑스 브랜드(생산은 중국에서 했으니 대륙의 향기가 더 강하긴 하지만)라는 메리트도 끌리고 말이지. 늘 할부원금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겐 폰 무게부터 전화요금까지 확실히 다이어트할 기회인지도 모르겠다. 세컨드폰으로 장만하기에도 부담 없을 건 물론이고. 앞으로도 이런 재미난 제품들이 속속 들어왔으면. 지루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활기를 띄는 느낌이라 이런 유니크한 제품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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