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토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진부해”
블룸버그통신을 설립한 억만장자이자 뉴욕 시장을 역임한 마이클 블룸버그가 2016 미국 대통령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후보들의 토론이 한심하다고 비판하면서 출마 여부와 관련해 모든 선택사항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의 담론과 토론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진부했다. 이는 유권자에 대한 공격이며 모욕”이라며 “미국 대중은 더 좋은 상황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블룸버그가 측근들에게 민주ㆍ공화 양당이 아닌 독립 후보로 대선 후보에 출마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39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블룸버그는 이번 대선에서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쓸 계획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어 포퓰리즘적인 선거운동으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 “3월 초에는 미국 전역의 투표용지에 내 이름을 올릴 필요가 있다”며 “현재 후보들이 무엇을 말하고 경선 유권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듣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출마하면 대선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전문가 대부분은 총기규제와 환경에 대한 블룸버그의 자유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민주당이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당 후보들의 반응도 대조적이다. 트럼프는 “블룸버그가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샌더스는 “미국이 민주주의에서 과두정치로 옮겨가게 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