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비켜, 왓챠플레이가 온다

끝나가는 주말을 아쉬워하며 침대에서 뒹굴던 지난 일요일 밤, 왓챠에서 반가운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월 4900원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왓챠플레이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왓챠플레이는 개인화 맞춤 VOD 스트리밍 서비스다. 쉽게 말하자면, 액티브X 설치와 같은 번거로움 없이 스마트폰, 데스크톱, 태블릿PC에서 언제 어디서나 영화와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얼마 전 런칭한 넷플릭스와 비슷한 서비스다. 실제로 왓챠플레이를 한국형 ‘넷플릭스’라고 부른다. 일단 어떤 특징이 있는지 좀 더 살펴보자. 

커피 한 잔 대신 무제한 영화 감상을

왓챠플레이는 한달동안 무제한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감상하는 데 4900원만 지불하면 된다. 월 7.99달러의 베이직부터 11.99달러의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옵션과 요금제로 서비스하는 넷플릭스와 다른 점이다. 생각할 것도 없다. 그냥 4900원으로 내고 즐기자. 어차피 커피 한 잔 값 정도니까. 게다가 사전등록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쿠폰을 발송해 한 달간 100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을거예요

소소하지만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한 기능도 더했다. 앞으로 가기, 뒤로 돌리기, 음량 조절 등의 단축키를 적용했다. 전체화면 모드로 영상을 감상하는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런 단축키는 꽤 유용하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조금 버벅거리는 감이 있긴 하지만 이점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현재 왓챠플레이에서는 해상도 720p까지만 지원한다. 하지만 향후 1080p의 고해상도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왓챠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데이터

왓챠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17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영화 추천 서비스인 왓챠에 있다. 왓챠는 그동안 꾸준히 영화 좀 본다는 일반 사람들과 영화 평론가를 끌어모았다. 에디터도 벌써 몇 년 전부터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왓챠에 별점을 매겨왔다(기사를 쓰느라 확인하니 벌써 588개의 영화에 별점을 매겼더라). 왓챠는 이렇게 그동안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나의 영화 취향을 분석하고, 아직 내가 보지 않은 영화의 별점을 예상한다. 그런데 이 기능이 꽤나 정확하다.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콘텐츠 사용 습관을 분석해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영상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이미 약 2억 4천만 개의 영화 평가 데이터 보유한 왓챠플레이도 승산이 있다. 아마도 왓챠플레이는 당신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기존에 왓챠를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왓챠플레이와 아이디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왓챠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입할 때 적어도 10개 이상의 영화의 별점을 매겨 그 별점을 기반으로 영화를 추천 받을 수 있다. 

[왼쪽은 나의 왓챠플레이 메인 화면, 오른쪽은 기어박스 뉴 막내 에디터K의 왓챠플레이 화면이다.]

위 두 화면은 평소 왓챠를 사용하던 나와 에디터K의 영화 추천 리스트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를 섭렵한 나와 블록버스터와 코미디 영화를 좋아했던 에디터K의 리스트가 확연히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강제 ‘취밍아웃’ 수준이다. 

4.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왓챠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서비스다. 당연히 바다 건너온 외국의 데이터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을 더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해외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CJ E&M, 쇼박스 등을 포함한 국내 콘텐츠 라인업 또한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다가올 4월엔 왓챠플레이 모바일 버전 오픈도 앞두고 있다. 이제 데스크톱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라면 먹고 갈래?’와 비슷한 말을 ’Netfilx and Chill?’이라고 한단다. 해석하면 ‘우리집에서 넷플릭스 볼래?’ 정도 되겠다. 만약 왓챠플레이가 풍성한 컨텐츠로 무장한다면 앞으로는 라면 먹고 갈래가 아니라, ‘왓챠플레이 볼래?’라고 바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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