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과연봉제] "보신주의ㆍ무임승차 뜯어고친다"

입력 2016-02-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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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기관 성과주의 확산 세부 권고안(출처=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1일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향’의 목적은 금융권에 만연해 있는 보신주의와 무사안일 문화를 뜯어고치는 것이다. 특히 승진을 포기하고 일하지 않는 '무임승차자'를 솎아내 생산성을 높이려는 취지도 엿보인다.

금융권은 보신주의로 인해 생산성은 떨어지나 보수가 높은 업종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1인당 보수는 금융공공기관 8525만원, 민간은행 8800만원, 금융업 전체 5849만원, 기업 5966만원 등이다. 금융공공기관의 연봉 수준은 공공기관 평균 대비 1.4배 많고, 금융사 등 금융 산업에 비해서도 높다.

금융위는 금융공공기관의 보수·인사·교육·평가·영업방식 전반을 먼저 개혁해 민간 금융권에 확산시키는 것을 최대 과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금융공공기관의 선도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기획재정부의 권고안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대상이 준정부기관(예금보험공사, 캠코, 주택금융공사, 신보, 기보), 기타공공기관(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탁결제원)이지만 공기업 기준을 적용했다.

금융위는 우선 이들 9개 기관의 성과연봉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 올해 20%를 적용하고, 내년에는 30% 이상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최고-최저 등급 간 차등폭은 최소 2배 이상을 유지하기로 했다.

차하위 직급(4급)에도 기본연봉 인상률 격차를 적용하고, 최고-최저 간 전체연봉 격차를 20~30%(간부직) 이상 유지했다. 다만, 4급의 인상률 격차 적용방식은 노사 협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최하위 직급(5급)과 기능직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 기업은행, 예탁결제원 등 금융공공기관이 운용하던 호봉제는 전격 폐지한다.

더불어 고정형 수당 성과급을 변동형 성과연봉으로 전환하며, 직무분석을 통해 직책급이 아닌 실질적 직무급제가 도입된다. 개인평가 시스템도 도입한다.

금융위는 성과연봉제가 임금을 깎자는 것이라는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 "임금이 많고 적음을 고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거나 못하거나 동일하게 대우하는 것을 바꾸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 보편화 호봉제는 일 하지 않는 저성과자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급여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집단(영업점) 평가등급이 직원들의 평가등급으로 일괄 부여되다 보니 성과에 따른 차별없이 동일한 성과급을 수령한다. 일반 직원의 경우 직무급이 없어 기업금융과 같은 난도가 높은 업무를 취급해도 한 영업점 내에서 직급이 같으면 급여도 동일한 금액을 받는다.

금융위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는’ 직원이 우대받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평가 제도를 정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지나친 개인별 성과주의로 나타날 수 있는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성고평가 시스템을 통해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ㆍ적금 수신, 대출금액 등 과당 경쟁을 유발하는 계량적 지표가 아닌 고객만족도, 내부통제와 같은 고객 위주 지표 중심의 평가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반대는 성과연봉제가 넘어야할 산이다. 금융위는 노조 합의가 필요한 보수체계를 제외하고 직무분석, 교육과정 신설 등 법률 상 문제가 없는 과제를 빠른 시일내에 추진할 방침이다.

노사 협의가 필요한 과제는 사용자 측의 방안을 마련해 노조 측에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성과주의 도입을 추진하는 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해 노조 동의를 이끌어 내는 촉진제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인센티브 예산 제도(총 인건비 1%)를 활용해 차등화된 임금 인상률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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