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종인-이종걸 ‘불안한 동거’

입력 2016-01-2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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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발판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대위원장을 선장으로 하는 새 지도부 체제를 꾸렸다. 당내 기대감이 높은 반면, 이종걸 원내대표가 비대위에서 제외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시작했다.

문 대표는 지난 27일 사퇴하며 김 위원장에게 모든 당권을 넘기고 평당원으로 돌아갔다. 그는 외곽에서 ‘김종인 체제’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출범한 비대위는 박영선 의원, 변재일 의원, 우윤근 의원, 이용섭 전 의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구성됐다. 3선 의원 3명, 관료 출신 전 의원 1명, 외부 영입인사 2명으로 출범했다.

비대위 명단에 당연직 최고위원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외된 것을 놓고 불안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내 투톱인 김 위원장과 이 원내대표가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비대위 구성에 당의 원내대표를 제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계파갈등’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사실상 탄핵”이라며 “친노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속 의원들이 선출한 원내대표를 지도부에서 아예 제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이야기했던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겠다는 의지에 심히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며 “배제 쪽으로 나가면서 통합을 외친다는 건 결국 친노 내부의 통합만을 이야기한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문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를 구성하면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맡는 것이 맞다”며 “직선제로 뽑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의 위상은 ‘이중적 정통성’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를 비대위에서 제외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당원의 최고위원으로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일축하면서도 “원내대표와 비대위 사이에서 역할 분할이 잘 안돼서 문제가 된다면 당의 입장에서도 옳지 않다. 어떤 방식이던 개선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비대위 회의는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이종걸 원내대표는 앞으로 비대위 회의에 다 참여한다”며 “실질적인 비대위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이 원내대표는 다른 비대위원과 동일한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며 갈등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일단 봉합된 모양새지만 불안함은 여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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