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백인만의 잔치’논란에…다양성 확보 위해 규정 바꾼다

입력 2016-01-2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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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트로피. 사진=AP뉴시스

미국 최대 영화축제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이하 아카데미)가 ‘백인들만의 축제’라는 오명과 함께 인종차별 논란에 거세지자 결국 개혁에 나섰다.

셰릴 분 아이작스 아카데미 회장은 22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회원 가운데 여성과 소수계 비율을 2020년까지 2배 이상 늘리고 회원 투표권도 1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아카데미 개혁안’을 밝혔다.

아이작스 회장은 “51명으로 구성된 운영이사회는 어제 긴급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개혁안에 동의했다”면서 “아카데미 회원 구성에 중요한 변화가 시작된다”고 했다. 아카데미는 우선 2020년까지 여성과 소수인종 회원 비율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운영이사회에 여성과 소수계 회원 3명을 추가로 포함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우수작품상 후보를 10편으로 늘리고 남녀 주·조연상 후보 수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카데미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카데미상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이 백인 배우들로 구성되면서 비난 여론이 퍼지고는 가운데 나왔다. 논란의 발단은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이 지난 13일 발표한 수상 후보 명단이었다.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20명이 모두 백인이었던 것.

이에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시태크 ‘OscarsSoWhite(오스카는 너무 백인중심적)’라는 여론이 들끓었고 스파이크 리 감독을 비롯해 일부 흑인 배우 사이에서 ‘아카데미 보이콧’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는 영화계에 종사하는 아카데미 회원 6261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아카데미 측은 투표의 공정성을 위해 전체 회원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그러나 LA타임스가 2012년 아카데미 회원 현황 분석한 결과 전체 회원 가운데 94%가 백인이었다. 흑인 비율은 2%에 그쳤으며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는 극소수다. 특히 전체 회원 가운데 77%가 남성, 54%가 60세 이상이었다.

백인만의 잔치로 치러진 지난해 시상식의 TV 시청자 수는 2014년보다 16%나 하락하는 등 6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 88회를 맞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달 28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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