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평균 생활비용 91만7000원 주거·식비 등 포함 문화소비 제한적… 대부분 영화 편중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8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혼 직장인의 한 달 생활비는 15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67만원에 그친 미혼 직장인 생활비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직장인들은 한 달 생활비로 평균 91만7000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출 항목을 복수로 물은 결과 응답자의 72%가 ‘식비’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그 뒤를 교통비와 차량유지비, 통신비와 주거비, 쇼핑 비용, 대출 원리금이 이었다. 월 평균 생활비에는 문화생활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영화 한 편에 평균 9000원, 뮤지컬·콘서트가 평균 12만원, 대학로 소극장 연극 한 작품에 3만원이 사용된다. 책 한 권을 보려고 해도 1만원을 훌쩍 넘는다.
대한항공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김신영(31)씨는 매주 한 편씩 꼬박꼬박 영화를 본다. 한 달에 약 3만6000원 가량을 영화 관람에 사용한다. 그는 “신작이 개봉하면 주말을 이용해 영화를 보러 간다. 영화 관람이 가격이나 시간 활용 측면에서 생활에 가장 용이하다. 뮤지컬이나 콘서트도 보고 싶지만 티켓 가격이 워낙 비싸 자주 볼 수 없다. 영화 관람에 필요한 팝콘, 음료 구매는 별도”라고 말했다. 김씨는 영화 관람료만큼이나 팝콘, 음료의 가격이 비싸다며 이들 사용 내역을 문화생활비에 포함할 경우 비용은 2배 가까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한 중소벤처기업에 재직 중인 최상현(32)씨는 “콘서트를 워낙 좋아한다. 특히 공연 잘하기로 소문난 싸이와 이승환 등의 콘서트는 매년 정기적으로 찾아가고 있다. 가격은 10만원을 초과해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1년에 불과 2~3회뿐이어서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뮤지컬은 연인과의 기념일에 관람한다. 워낙 고가라는 인식이 있어 특별한 날에만 찾는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지환(34)씨는 스포츠광이다. 아무리 일이 바빠도 야구 시즌만 되면 매일 같이 경기장을 찾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에 다녔다. 삼성 라이온즈의 오랜 팬이다. 잠실에 삼성이 올 때면 항상 표를 끊는다. 인천으로 관람을 간 적도 있다. 한 달 평균 10만원 정도를 스포츠 관람에 사용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실적인 문화소비 대상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설명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결과 지난해 극장을 찾은 관객은 2억명을 넘어섰다. 해당 지표를 기준으로 볼 때 대부분의 문화생활이 영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포츠 경기는 야구에 한정돼 있다.
물론,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소비자들도 많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일과 생활의 연계성이 높은 소상인들의 삶의 질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전국 주요 도시 소상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인의 일과 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문화생활을 하지 않는 소상인들의 비율이 47.2%로 나타나, 전체 설문조사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소상인들이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