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PER, 9배 무너져 ‘금융위기 이후 처음’...‘주식회사 일본’에 암운

입력 2016-01-22 08:21수정 2016-01-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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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일본’의 간판인 도요타자동차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올들어 계속되는 세계적인 주가 하락 여파로 도요타의 주가가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결국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9배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일본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엔고로 신음하는 일본 기업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PER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주가 수준을 말하는데, 도요타의 PER이 떨어졌다는 건 실력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에 따르면 21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7% 하락했다. 주가 급락으로 도요타의 예상 PER은 8.8배까지 떨어졌다. 이는 약 7년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신문은 일본 기업의 대표격인 도요타의 주가 PER이 9배 아래로 떨어진 건 일본 주식시장의 앞날에 암운을 드리우는 것이라고 전했다. 도요타의 주가는 작년 12월 2일 기록한 고점(7862엔)에서 무려 19%나 하락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오전에는 중국의 유동성 공급 소식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들어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 완화 관측에 회의론이 전해지면서 일본 증시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43% 떨어진 1만6017.26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 전문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도요타의 주가 급락은 ‘묻지마 매도’로 보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도요타의 PER이 9배 아래로 떨어진 건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발 직후인 2008년 10월이다. 당시 도요타는 실적 부진으로 결국 2008 회계연도에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냈고, 주가는 속절없이 곤두박질쳤다.

당시 시장에서는 도요타의 PER이 하락하자 일본의 펀더멘털 악화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의 상황은 당시를 연상시킨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요타는 내년 3월 끝나는 2015 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익 환경은 리먼 사태 때에 비하면 양호하다. 문제는 오랜 저유가 기조를 배경으로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리먼 사태 당시 벌어졌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하가누마 지사토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하나의 전환점이 되는 게 내달 5일 발표되는 2015 회계연도 실적”이라고 말했다. 실적 결과에 따라 바닥을 확인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거나 혼란의 전조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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