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시장 패닉…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엔고·증시 급락·장기금리 사상 최저치로 추락

입력 2016-01-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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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본 금융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전날 급등세로 거래를 마쳤던 일본 증시는 이날 미국 뉴욕증시 급락 충격파로 투자심리가 잔뜩 움츠러든 가운데 엔화 강세와 국제유가 급락, 경제지표 부진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52분 현재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738.02포인트(4.17%) 떨어져 1만6977.61로 심리적 지지선인 1만7000선이 무너졌다. 토픽스지수는 전일 대비 50.56포인트(3.5%) 떨어진 1391.53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1400선이 무너진 건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중동 및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를 배경으로 중국증시와 위안화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치솟자 광범위한 종목에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 여기다 국제유가의 기록적인 하락세까지 더해지면서 원자재 관련주와 전기 및 기계 등 수출 관련주를 중심으로 도쿄증권거래소 1부 33개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의 세라 레이코 시장 전략가는 “원유가격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국제유가가 반등하지 않고 있는 게 현재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다고 파악되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국제 3대 유종 중 하나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29.96달러로 200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종가는 1.8% 하락한 30.31달러.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이르면 16일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란산 원유 수출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보스턴 연방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가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이 후퇴하고 있다”며 “금융정책 당국이 전망하는 금리 인상의 앞날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 주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경제에 대해서도 우려감이 퍼졌다.

이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고, 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주저앉았다. 투자자의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 변동성 지수(VIX)는 3일 만에 상승, 12포인트 상승했다.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엔화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날 오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17.30엔까지 엔화 강세가 진행됐다. 전날 일본증시 폐장 시점에는 118.29엔이었다.

설상가상, 이날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건 오전 발표된 작년 11월 기계주문이었다. 기계주문은 민간 설비투자의 선행 지표로 선박·전력을 제외한 민간 수주액은 작년 11월에 전월 대비 14.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7.3% 감소보다 부진한 수치다.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장기 금리가 1년 만에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증시 폭락에다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운영에 의한 수급 계약을 배경으로 국채 수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날 현물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의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 오후 3시 시점보다 0.5베이시스 포인트(bp) 낮은 0.20%로 시작했다. 오전은 비슷한 수준으로 추이했지만 오후 들어 0.195%로 떨어지며 2015 년 1 월 20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를 돌파했다.

JP모건증권의 야마 다카시 수석 채권 전략가는 “주가를 포함해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장기 국채 수요가 유례없이 많았다”며 “유가가 예상보다 약세인 데다 연초들어 중국증시 하락 등으로 조바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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