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으로 열린 예능주류 리얼 버라이어티 10년간의 인기 ! 그 원인과 효과는?[배국남의 눈]

입력 2016-01-0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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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버라이어티의 효시 '무한도전'
트렌드의 진원지다. 시청률도 강세다. 화제 제공의 일등공신이다. 강력한 한류 콘텐츠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바로 SBS ‘런닝맨’MBC ‘무한도전’KBS ‘1박 2일’, tvN ‘삼시 세끼’ 등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5년 4월 23일 첫 선을 보인 MBC‘토요일-무모한 도전’(현재 ‘무한도전’)으로 막이 오른 한국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TV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이끌며 가장 인기 있는 포맷으로 군림했다. 또한,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한류 예능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특히 ‘런닝맨’‘무한도전’‘1박 2일’등 각 방송사의 대표적인 리얼 버라이어티는 중국 등에 판권이 팔려 각국 버전으로 속속 제작되기도 한다.

리얼리티(Reality) 프로그램과 버라이어티(Variety) 프로그램을 혼합해 만든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은 MBC ‘무한도전’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끈 이후 KBS ‘1박 2일’, SBS ‘런닝맨’, tvN ‘삼시세끼’‘꽃보다 할배’등 다양한 문양과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진화해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고정된 멤버와 포맷을 가지고 전개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프로그램마다 내용과 성격이 판이하고 재미의 소구점도 다르다.

리얼 버라이어티 원조 격인 ‘무한도전’은 한국 최고 예능스타 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황광희 등 6명의 멤버들이 레슬링, 극한알바, 배달, 조정, 봅슬레이, 댄스스포츠, 가요제 등 미션 아이템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6명의 멤버들이 미션 아이템을 수행하면서 성격이 드러나는 캐릭터화도 진행돼 눈길을 끈다. 1인자 유재석, 거성 박명수, 겉쩌리 정준하 등 멤버마다 캐릭터가 조성돼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정준하-박명수 하하-정형돈 등 멤버들이 흥미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시청자의 관심거리다. ‘무한도전’은 인기가 높을 때 30%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요즘에도 10%대 시청률로 예능 프로그램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리얼 버라이어티라면 ‘런닝맨’은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최고의 관심을 끄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2010년 7월 11일 첫 방송 한‘런닝맨’은 기존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차별화한 포맷인 리얼 액션 도시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다. 유재석 김종국 이광수 개리 하하 송지효 지석진 등 7명의 고정 멤버가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 연예인들이 함께 전국 각 도시나 랜드마크를 돌며 방울 숨바꼭질, 이름표 떼기, 스파이 찾기, 미로 찾기, 승합차 레이스 등 다양한 게임을 벌이며 승자를 가리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런닝맨’ 역시 게임을 진행하는 멤버들의 행태를 보며 캐릭터 성격과 연관 지으며 웃음을 짓는다. 유재석은 유르스 윌리스, 김종국은 능력자, 송지효는 멍지효, 개리는 개리쒸, 이광수는 배신의 아이콘, 지석진은 임팔라로, 하하는 하로로로 캐릭터를 구축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개리와 송지효는 월요커플, 이광수와 지석진은 필촉크로스 등 멤버마다 독특한 관계를 조성해 게임을 진행할 때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한때 30~40%시청률을 기록하며 리얼버라이어티의 인기를 견인했던 '1박2일'

한때 시청률 40%까지 치솟으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부상한‘1박2일’은 2007년 8월 5일 시즌 1을 첫 방송을 해 요즘에는 시즌 3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대한민국 각지를 돌며 멤버들이 1박 2일 동안 다양한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1박 2일’역시 다양한 게임을 진행하는데 퀴즈 게임, 복불복 게임, 기상 미션 등을 진행해, 지는 사람은 야외취침이나 차디찬 바다와 강에 입수하기, 밥 굶기 등 다양한 벌칙을 받는다. 포맷의 큰 변화 없이 시즌3를 방송하고 있는데 차태현 김주혁 김준호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 등 6명의 멤버가 출연하고 있다.

‘1박 2일’을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부상시킨 나영석 PD가 tvN로 이직한 뒤 만든 ‘삼시 세끼’역시 국내외 높은 인기를 얻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하나로 꼽힌다. 2014년 10월 17일부터 방송되는 ‘삼시 세끼’는 시즌을 더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삼시 세끼’는 이서진과 옥택연 김광규 등 3인의 멤버와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가 강원 정선군 정선읍 대촌길 시골 마을에서 삼시 세끼의 음식재료 조달에서부터 요리까지 하며 벌어지는 과정과 해프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농촌 자급자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또한,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3인의 멤버가 게스트와 함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어촌에서 진행하는 ‘삼시 세끼-어촌편’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무한도전’‘런닝맨’등 리얼 버라이어티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MBC ‘진짜 사나이’KBS ‘슈퍼맨이 돌아왔다’SBS ‘자기야’‘아빠를 부탁해’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 수많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진화하며 방송돼 시청자의 관심을 끈다.

▲게임형 리얼버라이어티 장을 연 '런닝맨'

왜 이처럼 리얼 버라이어티는 오랜 시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예능 프로그램 등 대다수 방송 프로그램이 상당 부분 짜인 극본에 따라 연출돼 인위적인 느낌이 강한데 비해 리얼 버라이어티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그대로를 보여줘 의외성과 사실성이 많이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가공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리얼리티를 선호하는 시청자의 욕구가 강해지면서 리얼리티 강도가 강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이다.

‘1박 2일’의 유호진 PD는 “대중이 최근 들어 방송의 설정과 인위적인 부분보다 리얼리티가 강한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대중이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합성, 변형 등 인위적인 변모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시대를 살면서 그 반작용으로 날것 즉 리얼리티에 대한 욕망이 커지면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재석 박명수 김종국 등 유명한 톱스타들이 게임이나 미션을 수행하면서 예상치 못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망가지는 행동도 서슴없이 행하는 것도 대중의 눈길을 끄는 요인 중의 하나다. 유명 스타들이 미션이나 게임을 하면서 들어내는 의외의 모습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모습이기에 더욱 흥미를 유발한다.

‘런닝맨’의 이광수는 “출연한 연예인이 게임이나 미션 전개 과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의외의 상황에 대처하면서 망가지는 모습이나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절로 나온다. 이러한 점을 보고 시청자들이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 도시의 랜드마크를 찾아다니며 게임을 펼치는 ‘런닝맨’, 제주도에서 강원도 속초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재밌는 게임을 진행하는 ‘1박 2일’, 미션 과제에 따라 다양한 지역을 찾는 ‘무한도전’, 농촌과 어촌에서 전개하는 ‘삼시 세끼’ 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전국 각 지역에 대한 정보와 문화, 음식 등 다양한 지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각 지역 주민들의 특성과 사투리, 생활 스타일을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해줘 실생활에 큰 도움을 받는 것도 인기 원인으로 작용한다.

‘1박 2일’‘삼시 세끼’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단순히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각 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전달하고 한국의 전통과 현재를 알려주는 살아있는 교과서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런닝맨’‘무한도전’‘1박 2일’‘삼시 세끼’등 다양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프로그램 내외적 여러 가지 부가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가장 큰 것은 다양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쏟아지면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상승한 것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한국 방송이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 포맷이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많아지면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진화도 크게 이뤄졌다”고 강조한다. 또한, 유재석 박명수 김종국 이광수 하하 정형돈 차태현 차승원 이서진 이승기 등 리얼 버라이어티 출연한 연예인들은 한결같이 높은 인기를 누려 스타성이 배가되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프로그램 외적으로는 촬영 지역이 국내외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것이다. 2015년 1월부터 5월까지‘런닝맨’‘1박 2일’‘삼시세끼’의 촬영지로 활용된 강원 정선 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30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1만1000명이 증가했다.

지역뿐만 아니라 ‘순천만 정원’등 도시의 새롭게 생긴 공간이나 랜드마크, 전북 군산의 짬뽕집을 비롯한 음식점, 제주 한라봉 등 특산물 역시 ‘런닝맨’‘1박 2일’‘무한도전’ 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해지거나 판매가 촉진되는 효과가 있었다.

리얼 버라이어티 인기의 가장 큰 효과는 바로 예능 한류의 부상이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선도하는 예능 한류는 두 가지 방향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하나는 ‘런닝맨’의 중국판 ‘달려라 형제’, ‘무한도전’의 중국판 ‘대단한 도전’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판권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판매되면서 예능 콘텐츠 수출액도 증가하고 무엇보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요리와 리얼버라이어티를 결합한 '삼시세끼'

또 하나는 한국 예능 스타들의 해외 진출이다. ‘런닝맨’의 이광수는 CJ E&M과 중국 후베이 위성이 공동제작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사랑한다면2’에 출연했고 최근 ‘무한도전’에 식스맨 후보로 시청자와 만났던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은 장쑤위성의 ‘우리 사랑하기로 했어요’에 출연해 예능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김종국, 조세호 등 예능 스타들은 중국 CCTV ‘딩거룽둥챵’에 출연한 것을 비롯해 김희철(‘일루상유니’), 장서희( ‘국색천향’), 추자현( ‘명성도아가’), 한채영(‘1박2일’) 등 수많은 한국 스타들이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능 한류를 상승시키고 있다.

스타 연출자인 김영희 전 MBC PD는 “ 중국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한국 예능 포맷으로 제작된 중국 프로그램들이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예능 스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프로그램과 포맷이 인기를 끌면 당연히 예능 스타에 대한 관심도 고조돼 예능스타 한류가 더욱 뜨거워진다”고 강조했다.

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을 원용한 현지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뿐만 아니라 직접 한국을 찾아 관광하는 사람도 급증하는 것도 한국 리얼 버라이어티의 인기의 효과중 하나다. ‘런닝맨’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촬영지로 활용된 제주도, 강원 정선, 전남 순천만, 부산 등 전국 각지에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글은 모닝캄 1월호 중문판에 기고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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