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논란] 논란 불보듯한데…다시 쓰는 문형표 카드 ‘관치경영’ 우려

입력 2016-01-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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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복지부 장관 내정 때와 유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면접을 위해 면접장으로 향하며 이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는 공단 노조원들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공단 노동조합 직원들이 출근 저지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관치 경영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가 논란이 예상됨에도 문형표 이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 과거 복지부 장관 임명 때와 맥이 닿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진영 전 장관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에 반대한다, 양심의 문제”라며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물러난 이후 임명됐다.

당시 문형표 이사장을 기용한 것은 진영 전 장관의 사퇴 이유였던 기초연금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문 이사장은 인사 발표 후 “기초연금안을 잘 마무리하는 게 저에게 주어진 역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전임 최광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반대하며 정부와 갈등을 빚다 물러났고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당시와 유사하다.

문 이사장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지속 주장해왔다.

문 이사장은 취임사에서도 “기금운용본부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기금운용의 전문성, 중립성,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며 “거대기금에 걸맞은 조직 체계 개편과 인적 자원의 전략적 배치,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로 선진화된 투자와 운영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이사장이 기금 운용 방식을 개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KDI 연구원 재직 시절 ‘한국 노후소득보장체계에 관한 종합 연구’ 보고서에서 대통령 직속의 국민연금 기금운용이사회를 정점으로 여러 개의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해 국민연금 기금을 분할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기금 투자를 민간에 분산시켜 운용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와의 연결 고리를 남겨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기금운용이사회를 청와대 소속으로 둬야 한다는 주장은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이번 인사로 관치 경영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과거에도 정부 입김에 좌우되는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 증시 폭락기마다 정부의 증시 부양 대책에 따라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는 겉으로는 수익성과 독립성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을 투기자본화 하고, 가입자 대표의 참여를 배제하며, 제도로부터 기금을 분리해 기금운용에서 정부 경제부처의 개입을 높이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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