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자본시장 60년]경방·CJ대한통운·한진重·유수 ‘증시 터줏대감’

입력 2016-01-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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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상장 1호 기업 12곳 중 4곳 생존

거래소출자증권, 연합증권금융, 조흥은행, 상업은행, 저축은행, 흥업은행, 경성전기, 남선전기, 경성방직, 조선운수, 조선공사, 해운공사. 한국 증시가 문을 연 1956년 3월 3일 상장한 12곳의 기업 명단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한 기업은 경성방직, 조선운수, 조선공사, 해운공사가 각각 모태인 경방과 CJ대한통운, 한진중공업홀딩스, 유수홀딩스 등 4개사다. 이들은 상장기간만 60년에 이르는 우리 증시의 ‘터줏대감’들이다.

◇경방, 97년 역사의 섬유 종가 = 1919년에 설립된 경성방직을 모태로 한 경방은 역동하는 근현대사의 한가운데서 숱한 위기와 어려운 환경에도 방적산업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해 온 섬유 종가다. 김준 경방 대표의 조부인 고(故) 김용완 전 경방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6차례나 지낸 재계 지도자다. 또 경방을 국내 대표적인 섬유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부친인 고 김각중 전 경방 명예회장도 1999년 11월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에 선임된 이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전경련 제26대, 27대 회장을 맡은 바 있는 대한민국 재계의 거목이었다.

1956년 3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한 경방은 1966년 수출 100만 달러를 달성했고, 1970년 7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다. 1992년에는 지금의 타임스퀘어 자리에 경방프라자 쇼핑센터 기공식을 열고 경방프라자쇼핑센타를 설립한 뒤 이듬해 경방유통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2001년 우리홈쇼핑을 개국했고, 2002년 한강케이블TV를 매각했다. 2003년에는 영등포공장을 폐쇄한다. 2005년에 ‘관광, 숙박업시설 및 운영’을 사업목적에 추가했고, 2006년 우리홈쇼핑을 롯데쇼핑에 매각했다. 2009년 2월에 부동산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2010년에는 영등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복합 유통단지 타임스퀘어를 개장했다. 올해 초 타임스퀘어 일부 리뉴얼을 완료한 이후 임대수익 역시 꾸준히 증가하며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김준 경방 대표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민족기업이라는 자긍심 속에서 국가와 사회, 사람을 위한 기업으로서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며 “민족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향후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CJ대한통운, 대한민국 대표 물류 기업 = CJ대한통운은 나란히 1930년에 설립된 조선미곡창고와 조선운수가 모태다.

먼저 1930년 11월 조선미곡창고가 설립된다. 이 회사는 1950년 한국미곡창고로 상호를 변경하고 정부관리 기업체가 됐다. 조선운수는 원래 1930년 국내 소운송업을 통합해 설립한 조선운송의 해방 후 이름이다. 1943년 일원적 운송망 구축의 일환으로 항만 운송을 통합한다. 이로써 조선 전역의 육운과 해운 모두를 통일한 종합 물류 회사로 종업원 5만 명을 거느린 거대 회사가 됐다. 1953년 3월 3일에는 거래소 개장과 상장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한국운수로 사명을 바꿨고, 1962년 조선미곡창고와 합병으로 대한통운의 설립 기반을 만들었다. 미곡창고와 한국운송의 합병으로 이듬해 이 회사는 대한통운으로 이름을 바꾼다. 1968년 7월에는 민영화되며 동아그룹에 편입됐다. 2000년 11월 동아그룹 모기업인 동아건설산업의 부도와 함께 법정관리 대상기업에 지정됐으며, 2001년 6월 회사정리계획 인가를 받았다. 2008년 3월 회사정리 절차를 종결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편입된다. 2011년 12월에는 CJ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뒤 2012년 4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다. 이듬해 4월에는 CJ GLS를 흡수합병했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택배서비스를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도 매우 친숙한 물류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택배 업계 1위 기업으로 1만3000여명의 택배기사와 1만5000여개의 택배 취급점 등 국내 최대의 네트워크와 전문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택배를 접수할 수 있는 편의점택배, 여행객의 편의를 위한 공항 수하물보관소 운영, 고가품에 대한 전용서비스인 퍼팩트택배 등 다양한 특화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한진중공업홀딩스, 1937년 설립된 한진중공업 지주회사 = 한진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이 회사는 1937년 7월 10일 조선중공업으로 설립돼 1945년 8월 대한조선공사로 상호를 변경한다. 이후 1960년대 후반까지 국영기업으로서 국내 최초로 철강선 건조, 공작기계인 선반, 철도차량 등을 제작했다. 1968년 대한조선공사로 민영화된 이후 조선입국(造船立國)의 기치 아래 설비를 확충한다. 1970년대 초반 국내 최초의 대형 수출선인 3만톤급 석유제품 운반선 6척의 건조를 시작으로 국내외 각종 선박을 자체 설계, 건조해왔다. 또 객차화차를 비롯해 발전차, 지하철 전동차 제작뿐 아니라 코크스 플랜트발전설비 등 국내외 각종 기계, 플랜트 공사의 수행을 통해 1970~1980년대 국가 중화학공업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세계 해운과 조선 경기의 침체로 인한 경영악화로 1988년 4월 회사정리 절차 개시를 결정 받았다. 1989년 5월 4개 계열사와 함께 한진그룹에 편입됐고, 6월 한진중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1996년 9월 회사정리절차 종결 결정을 받아 법정관리에서 해제됐고, 같은 해 12월에 협신을 인수했다. 2007년 8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조선과 건설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한다.

◇유수홀딩스, 반관반민 최초 국책회사 = 유수홀딩스의 전신은 1949년 12월 반관반민의 최초 국책회사로 세워진 대한해운공사다. 1957년 12월 법인 전환했고, 1968년 11월 완전 민영화 체제로 바뀐다. 1979년 3월 국내 최초로 1억 달러 운임의 탑을 받았다. 1988년 대한상선으로 사명을 바꾼 뒤, 같은 해 12월 한진해운을 흡수합병하고 한진해운으로 사명을 다시 변경했다. 한진해운은 분할 전인 2009년 11월까지 해운업 등을 주업으로 했으나, 2009년 12월 분할 신설회사인 한진해운에 해운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했다. 이에 따라 상호를 한진해운홀딩스로 변경하고 자회사 지분출자를 통한 지주사업과 임대사업 등을 영위하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이때 회사분할로 인해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을 했다.

2014년 11월 13일 한진해운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주식 182만1020주를 모두 매각한다. 이로써 한진해운은 다시 한진그룹 소속으로 돌아간다. 동시에 한진그룹과 한진해운홀딩스의 계열분리도 완료됐으며 한진해운홀딩스는 상호를 유수홀딩스로 변경했다. 새로 출범한 유수홀딩스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음식점업과 프랜차이즈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유수홀딩스는 지난해 3월 자회사 몬도브릿지와 트리플스를 설립하고 커피프랜차이즈와 해외구매대행 사업에도 진출했다. 몬도브릿지는 서울 여의도 본사 옆에 커피전문점 ‘카페 콜론’을 열었고 트리플스는 일본 지역의 구매대행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또 유수홀딩스는 서울 여의도 본사 주차장 부지에 ‘외식타운’을 완공해 임대업과 함께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도 전개할 방침이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구조 확대와 자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관리로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수익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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