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결권 가진 FOMC 위원 중 매파 비중 높아져
내년 미국 금리인상 속도와 경제 회복에 대한 판단을 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의 시각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례회의에서 정책 결정 투표권이 정기적으로 순환되는 규정상 내년에 매파 위원들이 대거 투표권을 거머쥐게 되면 금리인상 시나리오는 달라질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FOMC 위원은 총 19명이다. 재닛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을 비롯한 7명의 이사(현재 2명은 공석)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총재로 구성된다. 옐런 의장 등 5명의 연준 의사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총 6명은 항상 의결권을 행사하며 남은 4개의 의결권을 11개 지역 연은 총재가 매년 번갈아가며 행사한다.
이에 따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채,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총 4명이 내년에 의결권을 넘겨 받게 된다.
시장의 초점은 이들 연은 총재의 정책 성향에 있다. 이중 로젠그린 보스턴 연은 총재를 제외하고 3명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매파’인사다. 블라드 총재는 대표적 매파 인사다. 그는 지난 11월 “경기 회복세가 더 탄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가져야 한다”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 회복세가 훨씬 더 탄탄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해)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역시 매파 성향이다. 그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꾸준히 반대해온 인물로 의결권이 주어졌던 2013년 12월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1년 내내 반대표를 던졌다.
메스터 총재는 완전히 매파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12월 이전에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다만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데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뜻을 같이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에도 반대표를 행사한 적은 거의 없다.
반면 이번에 의결권이 내놓는 4명 연은 총재 중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총재만이 매파 인물이다. 즉 비둘기파 성향 인사 3명이 내년 의결권을 반납하면서 내년 연준 위원들의 매파 성향이 짙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점진적인 금리인상 속도를 강조한 옐런 의장의 발언과 달리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FOMC 위원들 성향이 바뀐다고 해서 정책 방향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루 크랜달 라이트슨ICA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의결권 순환이 정책 전반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위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순 있어도 연준은 컨센서스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만 옐런 의장은 연준 의사소통의 전반적인 일관성만큼이나 성명 마지막에 나오는 표결에 대해서도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크랜달은 지적했다.
그러나 WSJ는 옐런 의장이 앞서 FOMC를 통해 연준 위원회 컨센서스를 이끌어내는 데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나온 2번의 의견 불일치는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것이었고, 12월에는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내년 금리인상 속도를 둘러싼 연준 위원들의 시각차 이미 뚜렷하다.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의 내년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1.375%였다. 이는 한 번에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하면 내년에 4번 이상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개별 위원들의 전망은 2번에서 7번까지 다양하다.
내년 첫 FOMC 회의는 1월 26일과 27일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