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 중인 연방의회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17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시작된 탄핵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주 하원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 비밀투표로 진행한 점이 잘못됐다며 공개투표로 전환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을 대법권 8명이 찬성하고 3명이 반대했다.
브라질 법상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하원이 구성한 특별위원회 동의와 하원의원 3분의2(513명 중 342명) 이상, 상원의원 3분의2(81명 중 54명)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법원은 하원이 탄핵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상원이 심의 시작 여부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상원은 호세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탄핵 심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이에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호세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탄핵을 주도한 에두아르도 쿠냐 하원의장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됐다. 쿠냐 의장은 지난해 정부회계가 재정법을 위반했다는 연방회계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지난 2일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방회계법원은 호세프 정부가 국영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실업보험과 저가주택 공급 등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하고 이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며 지난 10월 이를 불법행위로 판결했다.
그러나 쿠냐 의장이 탄핵 추진을 결정한 이유는 따로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쿠냐 의장은 노동자당과 함께 연립정권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그는 국영에너지회사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고, 노동자당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18일 경제팀을 교체하면서 경제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조아킹 레비 재무장관 후임에 네우손 바르보자 기획장관을, 새 기획장관에는 바우지르 시마웅 연방감사원장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