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자동차, 제트기로 사업영역 확대…30년 염원 드디어 결실

입력 2015-12-11 08:44수정 2015-12-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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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제트기. 사진=블룸버그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30년 넘게 추진해온 제트기시장 진출의 꿈을 드디어 이루게 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지난 9일(현지시간) 소형 제트기 ‘혼다제트’의 안전성을 최종 승인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FAA가 안전성을 인증했다는 것은 이 제트기의 시판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1986년부터 제트기 개발을 시작한 혼다로서는 30년 만에 비로소 자동차 기업에서 제트기 제조업체로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 셈이다. 더불어 세계 소형 제트기 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 세스나, 브라질 엠브라에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후지노 미치마사 혼다 에어크래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 공장에서 열린 FAA 안전성 형식 인증 기념식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다”라며 30년 간의 개발 성과를 자축했다.

미국 항공기제조협회(GAMA)에 따르면 2014년 세계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은 약 220억 달러로 2013년보다 4.5% 증가했다. 리먼 사태 이후에는 잠시 침체됐지만 경제 회복과 함께 북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항공전자부품업체인 미국 하니웰 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세계에서 새롭게 9200대, 2700억 달러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혼다제트는 승무원을 포함한 7인승으로 초소형기인 ‘베리 라이트’로 분류된다. 라이벌은 세스나의 ‘사이테이션 머스탱’과 엠브라에르의 ‘페놈100’. 이들 3기종의 항속거리는 뉴욕-시카고와 런던-로마 편도 운항이 가능한 2200km다. 가격은 대당 450만 달러로 혼다제트가 가장 비싸지만 일반 베리 라이트급의 평균 20%가량을 웃도는 연비를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2008~2014년 판매 실적은 사이테이션 머스탱이 408대, 페놈100이 318대였다. 혼다제트는 시판 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100대 이상을 수주했다. 혼다는 연내에 1호기를 북미 고객에 납품하고 내년에는 연간 50대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2017년 이후에는 생산량을 연간 최대 100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후지노 CEO는 혼다제트에 대해 “새로운 모델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행기를 만들었다”며 그 뿌리에는 혼다의 DNA인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집념이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혼다제트는 ‘인간 영역은 최대한 넓게, 기계 부분은 작게’라는 혼다의 ‘맨 맥시멈, 메카 미니멈’이란 철학을 담았다. 대면식 승객 공간은 마주 보는 좌석의 등받이 사이가 2.18m로 경쟁사의 제트기보다 15~20% 넓다. 성인 4명이 여유있게 앉을 수 있고, 베리 라이트급에서는 드물게 독방과 화장실도 갖췄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반의 웨인 플러커 컨설턴트는 “소형제트기 시장이 세계 경기침체 이후 크게 타격을 받았으나 최근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며 “혼다제트는 기존의 제트기와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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