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걸림돌 해제, 상장 일사천리…사실상 ‘2016년 독자 경영 원년’ 선포 의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오는 4일 사장단회의를 앞두고 호텔롯데 상장 리스크를 해소했다. 신 회장이 그룹 개혁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했던 터라 이번 사장단회의에서 다뤄질 최우선 과제였다.
무엇보다 한국거래소 측이 보호예수 제도 걸림돌이란 숙제를 해결해 줌에 따라 상장작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사실상 이번 사장단회의가 신 회장의 ‘2016년 독자 경영 원년’이 선포될 자리로 전망된다. 호텔롯데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동의가 없어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이 같은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신 회장이 주재하는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사장단 회의는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자리로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30~40명이 참석한다.
신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면세점을 빼앗기는 등 그룹 사기가 꺾인 상황에서 리스크 돌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호텔롯데 상장이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신 회장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보호예수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사장단을 대상으로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향후 세부적인 상장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앞서 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잃으며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하락했다. 이는 호텔롯데 상장 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기업지배구조를 지주회사로 바꾸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 예비심사 절차를 이달 중순까지 끝내고,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호텔롯데가 심사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최소 20영업일(약 4주)이 소요된다. 신 회장이 이달 안에 예비인가 신청을 하더라도 내년 1월에나 심사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호텔롯데에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를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번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호텔롯데의 지배구조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난 만큼 거래소의 이같은 요구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도쿄에서 열린 임시총회 당시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이미 뜻을 모았다.
한편 이번 사장단회의에서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사업권 상실로 호텔롯데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면 신 회장의 개혁에 차질이 빚어질수 있다”며 “2년 뒤 치러지는 롯데 코엑스 면세점 재입찰 때 장소를 월드타워점으로 옮겨서 입찰에 참가하겠다는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