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야가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면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생협력기금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재단 형태의 기관을 설립, 기금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위해 기부금 세액공제 7% 등 혜택을 부여해 재정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규돈 기재부 대외경제국장은 1일 “FTA상생협력기금은 별도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민간기금"이라며 "처음으로 기업에게 세액공제와 손금산입을 동시에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 달성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와 여야는 한ㆍ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앞서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무역이득공유제를 대신해 민간기업, 공기업, 농협과 수협 등의 자발적인 기부금을 재원으로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총 1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데 합의했다. 기부금은 농어촌 장학 사업과 의료·문화 지원, 주거 생활 개선에 쓰인다.
정부는 기금을 출연하는 기업에 기부금 손금산입과 세액공제(7%),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기존에 운영 중인 대·중소기업협력재단 내 별도 사업본부를 통해 운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장 개방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 산출조차 되지 않은 채 연간 1000억원이라는 규모를 책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경우 정부 재정 투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경기 회복 지연으로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데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40%대를 넘어서고 재정수지 적자가 국가채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세 정책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통상 전문가들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가 선심성 정책을 내놓았다며, 향후 다른 FTA에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적인 갈등 사안이 빚어질 때마다 이해집단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지원금이 책정되는 ‘돈으로 막기’는 지양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