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원들 테스트 결과 우려 표명해
에어백 폭발에 따른 사망 사고로 파문을 일으킨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다카타가 품질 문제를 최근 10년간 은폐해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2000~2010년 다카타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법인 직원들은 결함이 지적된 에어백과 관련해 회사가 테스트 결과를 오도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들은 검사에서 일부 에어백 가스팽창기(인플레이터)의 결함이 발견됐으나 회사가 이를 숨기고 다카타 최대 고객인 혼다에 허위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결함으로 에어백이 터질 때 금속 파편이 같이 튕겨져 나올 수 있으며 이는 8명의 사망과 수십 명의 부상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미국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19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 조치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내부 문건은 일본 직원들이 보고서를 조작하는 것은 아닌지 미국 직원이 불안해했던 것이 엿보인다. 그 중에는 부품이 자동차 사양을 충족하는 지 입증하는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카타 대변인은 “인플레이터 검사에서 적당한 데이터만을 선택한다든지 또는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한 데이터가 포함된 보고서를 고객사에 제출했을 수도 있다”며 “다만 이는 기한을 지키려는 직원들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고서와 실제 검사 결과 불일치는 뒤에 일어난 에어백 폭발 사고와는 관련 없다”고 변명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달 초 에어백 결함을 당국에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다카타에 7000만 달러(약 80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다카타는 관련 직원을 징계 해고하고 팽창기에 들어간 질산암모늄을 오는 2018년 말까지 사용 중단하는 것에 동의했다.
다카타와 미국 정부 모두 노후화된 팽창기가 고온다습환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에어백이 폭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