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의 여왕’ 필리핀 이멜다 보석, 경매 나온다

입력 2015-11-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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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멜다 마르코스. 사진=블룸버그

‘사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이멜다 마르코스(86)가 소장했던 보석들이 30년 만에 경매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멜다는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1986년 민중봉기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퇴진하는 과정에서 이멜다가 소장한 엄청난 양의 명화, 명품 가방과 구두, 보석 등이 드러나 ‘사치의 여왕’이라는 꼬리표를 얻은 인물이다. 특히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추방 당시 대통령 궁에서는 1000켤레가 넘는 이멜다의 구두가 발견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가 1986년 하와이로 망명할 때 보석 등 각종 소장품은 새 정부에 의해 몰수됐다.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가 소장했다가 몰수당한 보석. 사진=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직속 바른정부위원회(PCPG)는 경매 회사 크리스티와 소더비에 의뢰해 이멜다가 소유했던 보석에 대한 감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보석류는 약 700점으로 1991년 감정 당시 이들의 보석 가격은 600만~800만 달러(69억∼92억 원)로 평가됐으나 지금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감정을 먼저 시작한 크리스티 감정사 데이비드 워런에 따르면 보석 가운데 25캐럿짜리 분홍색 다이아몬드 하나의 가치만 최소 500만 달러(약 57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달 제네바에서 진행된 크리스티 경매에서 유색 다이아몬드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은 16캐럿짜리가 2850만 달러(약 327억원)에 낙찰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경매 낙찰가는 예상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정부는 몰수 이후 30년 동안 중앙은행 금고에 보관해왔던 이멜다의 보석을 매각해 농지개혁 프로그램 재원과 같은 국민 생활개선 정책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매각이 여의치 않은 보석에 한해서는 마르코스 일가의 부패상을 고발하기 위해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움직에도 이멜다를 비롯한 마르코스 일가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멜다는 하원 의원으로, 딸 이미는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로 각각 활동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그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는 현재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내년 5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발판으로 차차기 대권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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