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논란 커질 듯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보톡스로 유명한 아일랜드 앨러간과 합병해 세계 최대 제약업체가 탄생했다.
화이자와 앨러간이 23일(현지시간) 1550억 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딜로 올해 최대는 물론 헬스케어 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기록이 세워지게 됐다. 또 이번 합병으로 연매출 635억 달러, 직원 수 11만명,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이 9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제약업체가 나오게 됐다. 시가총액 면에서도 양사를 합치면 3217억9000만 달러에 달해 세계 1위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양사는 세금을 절감하고자 앨러간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화이자를 사들이는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 형태로 합병을 단행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합병 이후 절세를 위해 새 회사가 법인세율이 미국보다 크게 낮은 아일랜드로 본사를 이전할 수 있기 때문.
여전히 화이자는 자신의 브랜드를 유지하며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새 회사의 수장에 오르게 된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해 세금 절감을 위해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나자 결국 앨러간에 접근해 빅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아울러 화이자는 보톡스 이외 다양한 신약을 개발 중인 앨러간과 합치면서 신약 포트폴리오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화이자는 이날 현재 마진이 낮은 특허권 만료 직전의 구약 사업부 분사 방안 결정을 2018년 말로 미루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화이자 주가는 이날 2.64%, 앨러간은 3.44% 각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