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17일 寬猛相濟(관맹상제) 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조화되게

입력 2015-11-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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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우두머리가 너그럽기만 하면 그 나라, 그 조직은 문란해지기 쉽다. 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조화돼야 한다. 그렇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관맹상제(寬猛相濟)라고 한다. 관이제맹(寬以濟猛) 맹이제관(猛以濟寬)도 비슷한 말이다.

중국 춘추시대 정(鄭)의 정치가 공손교(公孫僑:정자산)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대신 자태숙(子太叔)에게 먼저 너그러운 정치를 한 뒤에 엄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손교가 죽고 그의 뒤를 이은 자태숙은 관대한 정치를 했다가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엄하게 다스렸다.

소식을 들은 공자는 “정책이 관대하면 백성들이 경박해지고, 경박해지는 백성을 바로잡으려면 엄격해야 한다. 너그러움과 엄격함의 결합이 적절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좌전(左傳)과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이야기다.

서경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순전(舜典)에 이르기를 순이 즉위 직후 여러 사람에게 소임을 맡기면서 기(夔)에게 말했다. “기여! 그대를 전악에 임명하니 주자를 가르치되 곧으면서도 온화하며 너그러우면서도 씩씩하며 강하면서도 포악하지 않으며 간이하면서도 오만하지 않도록 해주오.”[夔 命汝典樂 敎胄子 直而溫 寬而栗 剛而無虐 簡而無傲] 전악은 음악을 관장하는 직책이다. 주자(胄子)는 천자와 경대부의 맏아들을 말한다.

여기 나온 관이율(寬而栗)이 서경 고요모(皐陶謨)에 다시 나온다. 순임금의 신하인 고요가 사람을 아는 방법을 우(禹)에게 말하는 대목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너그러우면서도 씩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꿋꿋하며 성실하면서도 공경하며 다스리면서도 존경하며 온순하면서도 굳세며 곧으면서도 온화하며 간략하면서도 세심하며 억세면서도 착실하며 강하면서도 의로운 것”[寬而栗 柔而立 愿而恭 亂而敬 擾而毅 直而溫 簡而廉 剛而塞 彊而義] 이것이 이른바 구덕(九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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