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에 대한 당신의 평가는? [배국남의 눈]

입력 2015-11-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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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배우 이병헌(사진제공=호호호비치)
8월 ‘협녀: 칼의 기억’ (이하 ‘협녀’)개봉을 앞두고 대중매체와 대중의 시선은 주연 이병헌에게 향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 지금까지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다. 큰 실망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함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잊지 않고 많은 분들께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협녀’ 개봉 직전 가진 제작보고회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헌이 한 말이다. 이 말은 이병헌에 대한 이지연과 다희의 협박사건과 관련한 문제 있는 행동에 대한 사과였다.

개봉 후 ‘협녀’는 흥행 참패였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이경영이라는 스타 연기자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라고 믿기 어려운 43만 명의 관객 기록은 흥행 대참사였다. ‘협녀’의 흥행 실패는 이병헌의 사생활이 주원인이 아니었다. 허술한 스토리와 구성, 개연성 없는 캐릭터와 내러티브, 중국 영화를 모방한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협액션신 등 영화 내적인 이유가 흥행 참패 원인이었다.

사생활 물의로 비난을 받았던 이병헌은 ‘협녀’에서 유백 역을 맡아 빼어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역시 이병헌”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협녀’를 그나마 보게 한 힘은 이병헌 이었다. 다만 사생활에 대한 비난에 묻혔을 뿐이다.

▲'내부자들'에서 깡패역을 맡은 이병헌.(사진=영화 '내부자들'스틸컷)

19일 개봉하는 ‘내부자들’은 어떨까. 시사회를 본 전문가나 기자들은 한결같이 이병헌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낸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부자들’에선 시정잡배의 깡패 안상구역을 맡았다. 정치인과 재벌의 지저분한 일을 맡아 처리하다 잠깐의 실수로 팔까지 잘린 채 내팽개쳐지자 복수를 다짐하는 정치깡패 안상구다.

이병헌이 현실의 부조리함이나 권력의 추악함을 드러내는 기제이면서 영화에 긴장을 이완하는 성격까지 캐릭터 안상구에 잘 살려냈다는 평가다. 전라도 사투리 대사연기에서부터 시나리오의 대사의 행간까지 즉흥연기로 드러내는 부분까지 ‘내부자들’의 주연 이병헌의 연기는 압권이다. 이병헌의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레드: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도 무난한 연기로 할리우드에서 이병헌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병헌은 충무로에서 스타성과 연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보기 드문 배우다.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에 입문한 이병헌은 무명시절 없이 준수한 외모와 몸매 그리고 훈남 이미지 때문에 단박에 드라마 주연 자리를 차지하며 스타로 부상했다. 하지만 연기력 부족으로 제작진과 시청자, 관객의 질타가 이어졌다.

“저 연기 못한다고 얼마나 많이 혼났는데요. 국어책 읽느냐고 PD분들께 많이 꾸중 들었어요. 괜히 연기 했나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지요.”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연기력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는 이병헌은 치열한 노력으로 연기의 세기와 캐릭터 소화력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켜왔다. 그는 작품을 할 때마다 그의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은 진화했다.

이 때문에 이병헌은 스타성과 연기력을 갖춘 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병헌의 사생활 문제로 더 이상 연기자 이병헌의 연기력이 평가절하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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