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억 모딜리아니 누드화 낙찰자는 택시 운전수 출신 억만장자 “예술 배우는 과정”

입력 2015-11-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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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회화 ‘누워있는 나부(Nu couche)’를 미술품 경매 사상 2위의 가격에 낙찰받은 주인공은 택시 운전자 출신의 중국인 억만장자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중국 미술품 수집가 류이첸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류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모딜리아니의 다른 누드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모딜리아니의 작품은 이미 시장에서 확고한 가치를 갖고 있다. 특히 그의 누드화들은 세계 정상급 박물관들에 의해 이미 수집된 상태”라고 말했다.

모딜리아니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누워있는 나부’는 지난 9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7명의 입찰자가 경쟁한 끝에 류씨에게 1억7040만 달러(약 1972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미술품 경매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그는 최종 경쟁에서 1억4000만 달러를 부른 한국인 신홍규씨와 접전하다가 전화 호가로 판세를 뒤집었다.

류씨는 이미 국제 미술시장에서는 알아주는 콜렉터다. 중국 문화혁명기를 상하이에서 보낸 류씨는 젊은 시절 길거리에서 핸드백을 팔거나 택시 운전수로 생계를 이었다. 1980~1990년대에는 중국 개혁·개방의 물결 속에서 주식 투자로 부를 축적했다. 그의 자산 가치는 최소 15억 달러에 이른다.

류씨는 자신과 부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의 개관 5주년을 맞아 모딜리아니의 누드화를 전시할 계획이다. 그는 “중국 예술 애호가들에게는 국외로 나가지 않고 (중국 안에서) 훌륭한 예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2년 전에도 NYT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나에게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예술을 배우는 과정”이라면서 “우선 예술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예술품에 남다른 조예를 표한 바 있다.

‘누워있는 나부’는 모딜리아니가 1917~1918년경에 붉은색 소파 위에서 파란색 쿠션을 베고 누워있는 나체의 여인을 그린 작품이다. 모딜리아니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이자 조각가다. 그는 폴 세잔, 야수파, 입체파, 아프리카 미술 등 다양한 미술양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탁월한 데생력을 반영한 힘찬 선의 구성과 미묘한 색조 등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전세계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936만 달러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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