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격추 주장하지만 러시아-이집트 격추 가능성 일축…사고기 블랙박스 회수
이집트에서 31일(현지시간) 승객 200여 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했다.
AFP 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1분 이집트의 홍해변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코갈리마비아 항공 소속 A-321 여객기가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추락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어린이 17명을 포함해 승객 217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22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탑승객 중 221명은 러시아인이고 나머지 3명은 우크라이나인으로 확인됐다.
사고기 추락현상 수색 작업이 시신과 잔해가 속속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현장에서 현재까지 수습한 탑승객 시신은 129구라고 이집트 총리실은 전했다. 수색팀 관계자는 “동체가 큰 바위에 부딪혀 두 동강 나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복수의 관리들이 탑승자 224명 중 생존자는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불행하게도 여객기 탑승자들이 모두 숨졌다. 희생자들의 친인척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항공사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는 최대 인명피해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조팀을 현지로 급파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집트 정부는 사고 조사위원회에 러시아 전문가를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이집트지부와 연계된 트위터 계정엔 이날 오후 자신들이 이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글과 영상이 게재했다. 실제로 추락 지점은 IS 이집트지부의 근거지인 시나이 반도 엘아리시에서 중부내륙 쪽으로 50∼70㎞ 떨어진 엘하사나 지역의 산간지대다. 이들은 트위터에 “오늘 여객기 격추는 러시아가 무슬림과 IS에 보인 적의와 특히 시리아 알레포에서 저지른 학살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 시작”이라며 “러시아 여객기의 ‘십자군’을 모두 죽였다”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를 내며 추락하는 영상도 함께 게시됐다. 그러나 영상 속 비행기가 이날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 교통부는 IS의 미사일에 러시아 여객기가 격추됐을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막심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일부 언론매체들이 러시아 여객기가 테러리스트들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다는 보도를 하고 있지만 그러한 정보는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 정부 사고수습위원회 위원장도 “초기 조사결과 기술적 결함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격추 가능성을 배제했다. 사고 여객기 기장은 이륙 후 관제센터에 기술적 문제를 보고하며 비상착륙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이 신호를 보냈을 당시 여객기의 고도는 9000여m였고 관제센터의 레이더에서 사라진 시점은 이륙한 지 23분이 지난 뒤였다. 코갈림아비아 항공은 이집트와 러시아 간 전세기를 주로 운항하는 중소 항공사다. 추락 여객기는 1997년 제작됐고, 코갈림아비아 항공은 3년전부터 이를 운항했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이날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항공 소속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