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금융동향과 2016년 전망세미나
내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5조6000억원으로 올해(6조4000억원)보다 약 12.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자이익 증가는 정체되고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대손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5년 금융동향과 2016년 전망세미나’에서 은행산업을 이 같이 전망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최저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한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계좌이동제 등 시장 경쟁으로 상승세로의 추세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상과 비례해 국내 은행 NIM은 평균 6bp(0.06%포인트) 상승하는 관계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은행 NIM도 동반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위원은 다만 “저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로 이자부자산이 이자부부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자부자산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봤다. 그는 “내년부터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시행되고, 기업부채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자부자산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내놓고 분할상환 관행을 통해 빚을 갚아나가는 구조를 정착하고 있다. 특히 채무상환능력 위주의 은행 심사체계를 확립해 대출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또 최근 기업부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활성화하고, 잠재적 부실 우려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 중이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은행의 대출 이자 수익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손비용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채권단 주도 개별기업 차원의 구조조정 이외에 추가적으로 정부 주도 산업차원의 구조조정이 병행된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은행의 전체 대손비용은 올해보다 약 10% 증가한 11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산업의 성장 둔화와 시장경쟁 환경변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했다. 리스크관리 시스템 개선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자산관리 서비스 및 핀테크 역량이 강화될 기회라는 설명이다.
임 연구위원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는 시장경쟁 여건을 어떻게 성장의 기회요인으로 전환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금융투자업계, 보험업계, 여전업계, 서민금융 업계 등에 대한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영업 방식의 변화도 예고됐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권별로 규제 강화 및 완화가 혼재된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분별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로 인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국제회계기준(IFRS) 2단계 도입에 따른 취약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신전문금융업계에서는 부수업무 네가티브화,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진입규제 완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서민금융업에서는 관계형 금융관련 지원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이날 내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에 발표했던 2.8%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 부진 지속에 따른 내수 시장 회복이 지연된다는 설명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3.0%는 정부(3.3%)나 한국은행(3.2%), 한국개발연구원(KDI·3.1%)보다 낮지만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7%), 한국경제연구원(2.6%) 등 민간 연구기관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의 2.8%에서 2.6%으로 낮춰 잡았다.
금융연구원의 임진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애초 내년 2%대 성장률을 생각했지만 올 3분기 성장률이 양호한 수준이었고 그동안의 소비활성화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 3.0%로 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