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경제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관론과 낙관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두 주장 모두 나름대로 맞는 구석이 있어 둘 중 어느 것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먼저 비관론을 살펴볼까요.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로 6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입과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등 다른 경제지표도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폭락하는 등 한바탕 혼란에 빠졌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일 중국 경기둔화를 지적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반대 그림을 살펴볼까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영국을 국빈방문해 온갖 환대를 받았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도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투자와 경제협력을 촉진할 계획입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최근 중국을 찾은 자리에서 경제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그토록 어렵다면 각 나라 정상과 기업 대표가 이렇게 열렬히 구애하기보다는 현지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겠지요.
이달 초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는 어떻습니까. 올해 연휴에는 중국인의 절반인 7억5000만명이 여행을 떠났다고 하네요. 이는 작년보다 25% 늘어난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등 이웃국가들은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특수를 누렸습니다.
그렇다면 정답은 어떤 것일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중국 경제가 지금 바로 대혼란에 빠질 정도로 위기인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자국 경제가 경착륙을 피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그에 대한 반론도 보이지 않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해 경착륙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쏟아져 나왔는데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지금 오히려 그런 분석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제위기는 종종 급작스럽게 터졌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도 없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비관론에 빠지다 보면 중국시장이 창출하는 거대한 기회를 놓칠 수 있겠지요. 또 너무 중국 상황을 낙관하다 위기가 닥치면 허둥지둥하다 같이 몰락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