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가’ 빌 액크먼, 강적 만났다…시트론 ‘밸리언트’ 폭로에 속수무책 당해

입력 2015-10-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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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액크먼. 블룸버그

헤지펀드의 대가이자 행동주의 주주로 악명 높은 빌 액크먼이 강적을 만났다. 월가에서 또다른 행동주의 투자가로 정평이 나 있는 시트론 리서치의 앤드류 레프트가 액크먼이 아끼는 종목 중 하나인 밸리언트 파머슈티컬 인터내셔널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해 그의 포트폴리오에 흠집을 냈다. 이에 액크먼은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행동주의 주주로서 자신이 주주로 있는 기업에 대해 독설을 마다하지 않던 액크먼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액크먼은 월가의 독설가로 악명 높다. 미국 건강식품 제조업체인 허벌라이프에 대해선 모래성이라고 비난해 이 회사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엔 역으로 공매도 전문 리서치업체 시트론의 레프트가 밸리언트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 제약업계판 엔론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대주주인 액크먼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시트론에 따르면 밸리언트는 가공의 고객을 만들어 실제로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장부 상에 허위 기재해 파산한 엔론과 유사한 수법을 썼다.

이 여파로 21일 밸리언트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한때 40% 폭락, 이후 낙폭을 줄였음에도 주가는 19.2%나 주저앉은 118.61에 거래를 마쳤다. 액크먼은 밸리언트의 주가가 폭락하는 와중에도 지분을 매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 회사 주식 200만 주를 사들였다. 덕분에 회사의 주가는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통신은 밸리언트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액크먼이 그동안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맛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프트 역시 액크먼이 허벌라이프에 했던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월가를 꼼짝 못하게 했다.

그러나 액크먼은 대형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반면 레프트는 무명의 공매도 리서치 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을 맞수로 보는 건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건을 계기로, 무명이어도 행동주의 투자자의 입김이 얼마나 세고, 기업의 주가를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는지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레프트는 블룸버그와의 통화에서 “내가 세계에서 전혀 동정하지 않는 사람을 한 명 꼽자면 빌 액크먼이다”라며 “액크먼은 매수 전략이든 매도 전략이든 취하는 헤지펀드 운용자이기 때문에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는 법이다”라고 꼬집었다.

통신에 따르면 밸리언트의 주가는 지난 8월 6일 263.81달러의 고점을 찍은 후 55%나 떨어졌다. 6월 말 이후 지분율이 변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면, 액크먼이 운영하는 헤지펀드인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손실은 약 28억 달러(약 3조1880억원)에 이른다.

웹사이트인 액티비스트 쇼츠 리서치에 따르면 시트론은 2009년부터 51회, S&P500주가지수 구성 종목이나 중국 기업에 대해, 다단계나 상품 효과가 없는 것, 부정회계 및 사업 상의 부정행위 등을 예로 들어 비판하는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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