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협상 타결] 아베노믹스 제2막 탄력 받나

입력 2015-10-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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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7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2기로 접어든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최대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아베 총리는 5일(현지시간) TPP 협상 타결 소식에 “인구 8억명, 세계 경제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광대한 경제권이 생긴다. 일본이 참여하는 TPP는 바로 국가의 백년대계”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달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오는 2018년 9월까지 3년의 임기가 추가로 주어졌다. 같은 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 2막을 선언하며, 강한 경제, 육아 지원, 사회 보장을 ‘새로운 3개의 화살’로 자리매김시키고 이를 최우선시해 국정 운영에 임하겠다는 결의를 나타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스가와라 준이치 수석 연구원은 “일본의 개혁과 TPP는 동시에 진행됐다”며 TPP는 아베 정권의 개혁 의지의 상징이 됐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새로운 3개의 화살을 발표한 아베 총리는 이번 합의에 따라 매우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도 지난 2012년 TPP와 관련된 한 보고서에서 “TPP의 수혜자는 일본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한 바 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중국의 대항 세력으로서 자국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광범위한 전략적 목표를 내걸고 있는 만큼 TPP가 안성맞춤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베 총리와 그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최근 몇 달 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본은 올 여름 중국 경제 둔화의 영향과 소비자 및 기업 간에 앞날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2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TPP 협상 타결은 아베 정권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TPP에 의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3조2000억 엔 증가하는 한편 농림수산물 생산액은 3조 엔 감소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 농림수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8월에는 이 일환으로 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권한 축소 등을 담은 개정 농협법을 통과시켰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야스이 아키히코 미국 유럽 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TPP에 따른 경제적 혜택은 미국보다 일본 쪽이 더 크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 입장에선 지정학적 중요성과 세계 무역의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 중시돼 왔지만 일본 입장에선 경제를 강화하는 기폭제로 기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학 교수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TPP 협상을 통해 가장 개혁이 기대되는 분야로 농업을 꼽았다. 그는 “상장사가 당당히 농업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생산성은 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한 개혁이 진행되면 양질의 농산물을 네덜란드처럼 수출 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번 TPP 협상 참가국 정상 중 아베 총리 만큼 공을 들인 사람은 없었다. TPP는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 아베 총리가 지난 2013년에 참가 의사를 표명하면서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또한 TPP가 최근 몇 달 간의 협상을 거쳐 합의에 이르게 된 것도 아베 총리가 여당인 자민당의 반발을 불사하면서까지 막판에 시장 개방에 한발 더 양보한 덕분이라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농림수산업 개혁을 둘러싸고 반발도 거세다. 자민당은 2013년 3월 아베 총리의 TPP 협상 참가에 앞서 성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쌀이나 보리 등 주요 5개 품목에 대해서만큼은 지켜달라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아베 총리에 제출했다. 중참 양원의 농림 수산위원회도 같은 해 4월 주요 5개 품목의 보호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 결과에선 개혁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노린추킨종합연구소의 시미즈 데쓰오 기초연구부장은 “아베 총리는 주요 품목을 지켜지 못하면 TPP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결과로 농가 측은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농촌 쪽 지지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TPP 협상 타결로 일본 경제 단체들은 잇따라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일본무역회의 고바야시 에이조 이토추상사 회장은 “일본에게 TPP 협정은 다른 참가국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할 기회”라고 지적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의 이케 후미히토 회장도 “미국 캐나다 등 자동차 업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시장 간 경제 협력의 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 한 후 “이를 계기로 현재 협상 중인 일-EU 경제연계협정(EPA) 등의 협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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