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ㆍ인권단체 강력히 비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없는 의사회(MSF)’ 병원을 폭격해 유엔과 인권단체들이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가 19명으로 늘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프간 북부 쿤두즈의 MSF 트라우마 센터가 이날 새벽 2시10분께 미군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격을 당했다. 이 지역은 지난달 28일 탈레반에 점령당했다가 사흘 만에 미군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이 탈환하는 등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곳이다.
MSF는 이번 폭격으로 12명의 병원 직원과 최소 7명의 환자가 숨졌으며 그 가운데 어린이도 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 밖에 37명도 부상을 입었다. MSF 소속 해외 의사들은 이번 공습에서 무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병원 인근에서 미군을 향해 직접적으로 사격을 가하는 탈레반 반군에 공습을 가하던 도중 병원에 피해가 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SF는 “우리가 미군과 탈레반 측에 병원의 정확한 위치를 통보하고 공격하지 말것을 통보했지만 이번에는 한 시간여 동안 여러 차례의 폭탄이 병원을 직접적으로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메이니에 니콜라이 MSF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혐오스런 행위”며 “우리는 연합군이 이 문제를 투명하게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끔찍한 인명손실에 대해 단순히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 군사작전에 따른 민간 피해)’라며 논란을 피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병원과 의료진은 국제 인권법에 따라 명백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며 이번 공습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