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늘어나자 신규채용 중단·일부 공장 특근 없애
배출가스 조작으로 물의를 빚은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 그룹이 리콜과 벌금, 사태 수습 비용 등으로 최대 86조 원대의 손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독일 자동차산업 분석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폭스바겐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면 최대 650억 유로(약 86조원)를 동원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폭스바겐그룹의 작년 영업이익 127억 유로(약 16조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주립은행(LBBW)은 폴크스바겐이 감당해야 할 총손실액을 470억 유로로 추정했다. 폭스바겐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내야 할 벌금으로 최대 181억 달러, 차량수리 비용으로 최대 200억 달러, 고객들이 리콜 대신 환매를 요구할 경우 문제의 차량을 다시 사들이는데 100억 유로가 각각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각국 정부가 친환경 차량 구매에 지급한 보조금 환급과 배출가스 조작으로 손해를 본 차주와 주주들의 집단 소송에 따른 손해배상 비용 등을 추산하면 손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당장 미국 법원에만 폭스바겐 차주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건수가 40여 건에 달한다.
폭스바겐 주가는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급락, 280억 유로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증발한 시총의 일부인 150억 유로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폭스바겐이 감당해야 할 손실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대응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감산을 위해 잘츠기터 엔진공장의 특별근무를 없앴다. 이 공장은 넘쳐나는 수요로 특별근무제도를 도입했던 곳이다. 또한, 자동차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올해 신규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