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개인이동수단 혁명 제2막] ②개인이동수단 원조 삼킨 ‘나인봇’…성능 비슷한데 가격은 반값

입력 2015-10-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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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그웨이’ 인수로 짝퉁논란 종식… 2012년 설립이후 매출 年400% 상승

▲세그웨이를 인수한 중국 나인봇 경영진. 맨 왼쪽이 가오루펑 나인봇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나인봇 웹사이트

‘세그웨이의 짝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중국의 나인봇(Ninebot)이 개인 이동수단 업계의 도요타(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를 꿈꾸고 있다.

나인봇은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7개월 전 특허침해 혐의로 고소했던 세그웨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와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 등이 지난해 10월 나인봇에 총 8000만 달러(약 955억원)를 투자했다. 나인봇에 투자한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인텔 벤처캐피털 부문인 인텔캐피털이 지난달 발표한 6700만 달러 규모의 중국 스타트업 8개사 투자계획에도 나인봇이 포함됐다.

세그웨이가 경영난을 겪은 것과 달리 나인봇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그웨이와 형태와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절반에 못 미쳐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제품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회사는 세그웨이와 비슷한 두 바퀴 개인 이동수단은 물론 휴대가 간편한 외발자전거 형태의 ‘나인봇 원’도 판매하고 있다.

나인봇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가오루펑은 지난 4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2012년 설립 이후 연매출 증가율이 최소 400%에 달했으며 이익도 항상 냈다”며 “이런 추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나인봇은 세계 60여 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중국 베이징 소재 베이항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가오루펑은 지난 2011년 유럽 여행 도중 세그웨이를 보고 감명받아 그 다음 해 동료 엔지니어들과 함께 나인봇을 세웠다. 나인봇은 세그웨이와 비슷한 형태여서 ‘짝퉁’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었지만 고속 성장 끝에 결국 세그웨이 인수로 ‘원조’까지 손에 넣으면서 특허권이 오히려 자신의 새 무기가 됐다. 가오 CEO는 “공해로 시달리는 중국에 세그웨이는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세그웨이는 고가, 나인봇은 중저가층 고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나인봇의 다음 목표는 기업공개(IPO)다. 가오 CEO는 “우리는 오는 2017년 중반까지 IPO를 실시해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 꿈이자 희망”이라며 “세그웨이를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해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콰이아캐피털차이나의 창립 파트너인 닐 션은 “나인봇의 세그웨이 인수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려는 중국 기업들의 야망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자체적 혁신과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뻗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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