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9월 22일 三寸之舌(삼촌지설) 세 치 혀의 뛰어난 말재주

입력 2015-09-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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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혀는 맛을 느끼고 소리를 내는 구실을 한다.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에 나와 있듯이 혀의 길이는 세 치다. 입안과 식도 사이에 있는 구인두(口咽頭)로부터 혀끝까지는 평균 10cm 정도다. 3.03cm가 한 치이니 세 치 조금 넘는 셈이다. 입 안에서 움직이는 혀는 전체 혀의 3분의 2 정도라고 한다.

치는 촌(寸), 그래서 혀의 길이는 삼촌이다. 뛰어난 말재주를 삼촌지설(三寸之舌)이라고 한다. 삼촌불란지설(三寸不爛之舌), 썩지 않은 세 치 혀라는 말도 있다. 지식과 경력을 뽐내는 요설(饒舌)과, 길게 이야기하는 장설(長舌)을 잘하는 사람의 혀는 죽더라도 썩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물에 빠져도 입만 동동 뜬다” 그 말이다.

삼촌지설은 사마천의 사기 ‘평원군(平原君)열전’에서 유래된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에 진(秦)이 조(趙)를 공격해오자 평원군 조승(趙勝)은 원병을 얻으려고 초(楚)에 달려갔다. 이때 평소엔 존재감도 없던 식객 모수(毛遂)가 스스로 나서 자기를 데려가라고 하더니 초 효열왕을 거침없이 설득했다. 언변에 탄복한 초 효열왕은 원병을 내주었다. 평원군은 “모 선생의 세 치 혀가 백만 군사보다 더 강했다”[毛先生以三寸之舌 强于(또는 彊於)百萬之師]고 칭찬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지만, 세 치 혀가 백만 군사를 이긴 것이다. 이 일에서 모수가 스스로를 추천했다는 모수자천(毛遂自薦),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은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저절로 튀어나오게 마련이라는 낭중지추(囊中之錐)와 같은 말도 생겼다.

그러나 말재주에만 의지해 세상을 살면 실패하거나 화를 입기 마련이다. 유방을 도와 한(漢)나라를 일으킨 장량(張良)은 책략과 언변이 뛰어난 모사(謀士)였다. 그런 그가 “세 치 혀로 명예와 지위를 얻는 것은 분수에 넘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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