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부분 낙관적…무인차 분야 등 IT업계 참여는 환영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가 개막한 가운데 유럽 주요 자동차업체 경영진의 중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전망, 전기자동차와 무인차 등 자동차 기술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 중국시장 내년에는 살아난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중국시장이 자동차업계 최대 관심사다
“나는 중국시장에 대해 비관주의자가 이니다. 급격한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 평온하게 된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다소 좋아질 것이다. 중국에 대한 내년 현재 생산계획 축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르노닛산은 러시아시장에서 존재감이 강하다. 우크라이나 정세 관련 러시아 경기침체를 어떻게 보는가
“지금 상황은 어렵지만 러시아시장을 경시하는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없다. 누구나 러시아시장에 남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개선될 것이다”
-구글 등의 무인차 기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자동차업체 이외 다른 기업이 참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의외의 아이디어가 나와 다양한 긍정적 측면이 생긴다. 르노닛산은 자동운전 기술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사람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면 운전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안전성을 높이는 것 등이다. 다양한 규제를 정비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즉시 무인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은 아니나 관련 기술은 점차 차에 탑재될 것이다”
-닛산과 관련해 달러ㆍ엔 환율이 120엔 안팎에 움직이는 것을 어떻게 보는가
“만족스럽다. 몇년 전에는 환율이 75엔인 비정상적인 경우가 있었다. 나는 100엔 정도가 적정하다고 말해왔다. 지금 환율은 경쟁력 있는 수준이지만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생산체제를 바꿀 생각은 없다”
◇ 중국에서 우리는 잘 나가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
-중국 상황은
“경제는 침체 국면에 있고 자동차시장은 정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올 들어 지금까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며) 9월도 상당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설비과잉 상황이 아니다. 앞으로도 현지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의 재검토는 없다”
-미국 애플과 구글도 자동차 분야에 접근하고 있다
“차량용 운영체제(OS)처럼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 동시에 자체적인 기술도 유지하고 싶다. 우리는 자신감이 있다. IT업체들의 움직임을 환영한다. 이는 이 업계에 가능성이 있다는 징조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 현황은
“우리는 이 분야의 개척자다. 2017년에는 시장에 일정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에서 200개의 수소주유소를 갖출 계획이지만 1000개 정도는 돼야 한다”
◇ 자동차는 디지털의 일부분이 아냐 -프리드리히 아이히너 BMW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동차산업과 실리콘밸리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그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테슬라와 같은 성공사례는 있다. 그러나 자동차는 매우 복잡한 사업이다. 연구ㆍ개발(R&D), 장기간의 거액 투자도 필요하다. 구글이 무인차에 뛰어드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그들은 데이터 활용에 능하며 재무적으로도 건전하다. 우리는 스르로의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서로 이치에 부합하면 협력할 가능성에도 열려 있다”
-구글, 애플 진출은 어떤 영향이 있는가
“그들이 큰 생산공장을 만든다는 소리는 아직 듣지 못했다. 자동차는 디지털 세상의 일부가 아니다. 도장과 프레스 차체 엔진 등의 지식도 필요하다. 아웃소싱을 활용해 참여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브랜드도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100년 이상의 경험이 있다.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다임러 아우디 등과 공동으로 디지털 지도업체 히어를 인수하는 이유는
“자동운전차는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지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실리콘밸리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 개별 자동차를 데이터 수집해 활용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히어 자체는 오픈 플랫폼으로 독립적 기업으로 유지시킬 것이다”
-전기차 시장이 보조금 없이 성립할 수 있다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쉽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르웨이 네덜란드처럼 충전 인프라가 보급된 나라가 있는 반면 독일은 아직 정비가 필요하다. 세제와 도시 노선 연장 혜택 등도 전기차 성장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저유가 시대에도 이산화탄소 규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나 프랑스 파리의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방법은 전기차에 있다. 확실히 성장세는 느리지만 BMW의 i시리즈는 이미 독일에서 팔리는 전기차 6대 중 1대, 미국은 4대 중 1대를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 용량도 2년 만에 두 배 늘었다. 아직 주행거리 문제가 있지만 대도시 이동수단으로서는 유효하다”
※ 하랄트 크뤼거 BMW 회장은 지난 15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미디어데이에서 신차 소개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현재 회복 과정 중에 있다.
◇ LG화학, 삼성SDI와 집중적으로 배터리 개발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
-전기차 컨셉트카 ‘e트론 콰트로’가 한 번 충전에 500km 이상을 주행한다
“기술 면에서 한국의 LG화학, 삼성SDI와 집중적으로 배터리를 개발했다. 또 모터 스포츠에서 쌓은 노하우도 살렸다. 몇년 전 ‘R8ㆍe트론’이 주행거리 200~250km를 달성했지만 불충분하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다목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는 더 복잡한 차로 결과를 내놨다. 가장 고객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부문에서 최신 배터리 기술과의 융합에 성공한 의미는 크다. 유럽 등 각 시장에서 2018년 출시할 계획이다”
-고급차 판매에서 아우디에 뒤쳐져 있던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1~8월 아우디를 웃돌고 있다.
“메르세데스에 먼저 축하의 말을 보낸다. 그러나 아우디는 다시 만회할 수 있다. 지금은 아우디 차종의 40%가 모델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 있다. 이를 생각하면 좋은 결과다”
-중국 경기둔화가 판매에 영향이 크다. 앞으로의 전망은
“중국은 ‘뉴노멀’로 불리는 경제 재편ㆍ통합 과정에 있다. 중국의 신차 판매 침체는 고급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신차에서 고급차 비중은 아직 9%에 그쳐 앞으로도 5~10년은 우리에 성장시장이다. 1~2년 후 중국시장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중국 투자 계획에 변경은 없다”
◇ 중국 상황에 패닉 빠질 필요는 없어 -카를로스 타바레스 푸조시트로엥(PSA) CEO
-세계의 관심이 중국 경기둔화에 쏠려있다
“경기둔화에 중국 자동차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패닉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경기의 부침은 어디에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이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우리의 투자 계획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PSA에 중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최대 시장이 됐다. 중국 경기둔화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내 공장 수출에 순풍을 달게 됐다. 우리는 중국의 둥펑과 자본 협력 관계에 있다. 양사가 공동으로 동남아시아에 수출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유망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
-현재 유럽시장은 어떠한가
“유럽시장 회복에 만족하고 있다. 우리 예상을 웃도는 회복세다. 전년 대비 3~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 각국이 핵협상 타결로 이란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보이다. 이란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어떻게 보는가
“이란은 유망한 시장이다. 제재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는 이란에서 점유율이 매우 높았다. 지금도 이란과의 관계는 좋다. 최근 제재 해제 움직임을 이용해 현지 생산을 위한 협의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기를 명시할 수는 없다. 단기적으로는 이달 하순에 고급차 브랜드 DS를 수출하고 싶다. 내년 상반기에는 테헤란에 쇼룸을 개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