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일주일 앞둔 연준, 블랙아웃 돌입…9월 금리인상 논의하기엔 이미 늦었다

입력 2015-09-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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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주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일부터 한 주 동안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 FOMC 이사들은 통화정책에 대한 공식 발언을 삼가하고 직원들로부터 상황 설명을 들으며 내부 토론으로 한 주를 보낸다.

연준은 연내에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 연말까지는 단 세 차례의 FOMC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나온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뉘어 있는 데다 경제지표도 고르지 않고 변수도 많아 이번 블랙아웃 기간에 9월 FOMC에서의 금리인상을 전제로 논의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추고 이후 취약한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일부 연준 당국자는 고용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경제의 잉여자원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 노동부가 9일 발표한 고용실태조사 (JOLTS)에서는 7월 일자리 수가 사상 최다인 580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노동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증거로 임금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앞서 4일 발표된 8월 고용 통계에서는 실업률이 7월의 5.3%에서 5.1%로 떨어졌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월 말 인터뷰에서 “완전 고용 또는 그것에 가까운 상태에 있다”며 조기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메스터 총재의 의견에 동조하는 일부 당국자는 연준이 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차입을 통한 자산 버블 등의 금융 과잉으로 경제에 해를 입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 입장의 당국자들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과 달러 강세, 중국의 경기 둔화, 최근 금융 시장의 동요를 이유로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감안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며 “지금까지 (미국 경제) 지표는 모두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 상황은 내가 예상했던 것 만큼 좋다. 하지만 몇 가지 매우 심각한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들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도 선뜻 상황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74%로 나타났다.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60% 이상이다.

그러나 이번 주 시장과 경제지표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면 FOMC 내부 논의에서 다음주 연준의 정책 행동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앞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지난달 말 와이오밍 주 잭슨홀 연례 경제포럼에서 “9월 17일(의 FOMC)까지 연준이 어떤 결정에 도달했는지는 말하지 않으며, 실제로 말할 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재닛 옐런 의장이 취임 이래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말도 이래서 나온다. 거의 10년 만의 첫 금리인상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역사적인 판단에 있어서 두 갈래로 쪼개져 있는 당국자들의 합의를 형성하는 작업을 그녀가 맡게 됐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은 7월 의회 증언 이후 두문불출, 공식적인 발언을 삼가하고 있다. 단지 의회 증언에서는 올해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최근 몇 주간 옐런 의장이 공식 발언을 하기 않고 있기 때문에 그가 17명의 FOMC 위원들을 어느 쪽으로 종용하고 있는 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WSJ는 현재의 상황이 2013년 9월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연준은 채권 매입 조치를 종료할 계획(테이퍼링)을 제안해 시장의 동요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그 계획은 한 동안 답보 상태에 있다가 같은 해 12월이 되어서야 착수됐다. 당시 벤 버냉키 의장은 그 해 잭슨홀 미팅에 참석하지 않아 9월 연준이 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대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겼다. 당시 버냉키 전 의장도 채권 매입을 언제 중단하고, 어떻게 그 계획을 발표할 지에 대해 지금의 옐런 의장 만큼이나 고민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행동을 보류한 9월 FOMC 후 연설에서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은 노동 시장이 계속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을 제공했지만 기다리겠다는 판단을 한 것은 연준이 실업률 하락과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설득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은 것이었다.

결국 연준은 그해 12월에 테이퍼링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여전히 인플레이션율 2%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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