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메르스·가뭄 탓에 고꾸라진 2분기 국민소득, 4년 반만에 ‘뒷걸음질’

입력 2015-09-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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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성장률 0.3%로 5분기째 0%대…수출의 성장기여도 4분기째 마이너스

우리나라 올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4년 2분기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여파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부진한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자, 배당 등에서도 수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NI는 석달 전보다 0.1%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0년 4분기(-1.9%) 이후 4년 2분기내 처음으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김영환 한은 국민소득총괄팀 차장은 “저유가로 교역조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메르스와 가뭄 등으로 GDP 성장세가 둔화됐고, 이자, 배당소득 등 국외 순수취요소소득도 크게 줄면서 2분기 실질 GNI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차장은 “올 상반기 실질 GNI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로 보면 6.4% 증가했다”며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원래 변동성이 큰 지표이며 1분기에 실질 GNI 증감률이 4.2%로 높았다는 기저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분기비 실질 GNI 증가율 추이를 보면 작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0%를 기록한 후 3분기에 0.2%까지 떨어졌다가 4분기에 1.6%를 나타냈다. 이어 올 1분기에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5년3분기내 가장 높은 수준인 4.2%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실질 GNI는 국내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춘 실질 국내총소득(GDI)과는 달리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GDI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반영해 산출한다.

한국 국민이 외국에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번 소득을 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올 1분기 5조6000억원에서 2분기 1조3000억원으로 큰폭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도 2만달러 시대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국은 2006년에 2만달러대에 진입한 후 작년까지 9년째 3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종합물가지수’ GDP 디플레이터 2.7%↑…4년2분기來 최고치 = 환율이나 유가의 영향이 큰 수출입물가까지 모든 재화와 서비스 물가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작년 동기대비 2.7% 상승해 2010년 4분기 이후 4년 2분기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2분기 총저축률은 35.3%로 1분기(36.5%)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김영태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민처분가능소득이 국외순수취요소소득과 같은 이유로 줄어들면서 처분가능소득 중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인 저축률도 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총투자율도 28.0%로 1분기(28.1%)보다 0.1%포인트 떨어지며 작년 3분기 이후 3분기째 하락했다.

◇실질 GDP 성장률 5분기째 0%대 =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 7월에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0.3%로, 5분기째 0%대 저성장 국면을 이어갔다.

업종별로 보면 가뭄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림어업의 생산이 전분기보다 12.2%나 급감했다. 제조업은 자동차, 휴대전화 등이 늘면서 1.2% 성장했다. 건설업은 건물 건설이 늘었지만 토목건설이 줄면서 전분기와 같은 수준(0.0%)을 유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줄었지만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 및 임대업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0.0%)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0.2% 감소했지만 설비투자는 0.5% 늘었다. 특히 2분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3%를 기록, 4분기째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현 경제상황은 가계와 기업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가 간신히 떠받치는 모양이나 그마저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면서 “경기 부진의 골이 깊어 회복이 쉽지 않고 반등의 재료도 없어 하반기에도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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