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스트리밍 전쟁] ②애플뮤직 vs. 스포티파이…음악 스트리밍 ‘최후의 승자’는?

입력 2015-09-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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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달말 무료서비스 종료 후가 관건…다운로드 급감 속 업체 경쟁 갈수록 치열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애플이 애플뮤직으로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뮤직은 지난 6월 말 공개 이후 5주 만에 가입자 수가 1100만명을 돌파했다. 애플에 따르면 그 가운데 200만명은 한 명 가입으로 최대 6명까지 쓸 수 있는 14.99달러(약 1만7500원)의 가족요금제에 가입했다.

그러나 아직 성공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전문가들은 3개월의 무료 서비스 기간이 끝나는 9월 말 이후에 애플뮤직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뮤직은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유료 회원제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애플이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나름대로 절박한 이유가 있다.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통해 노래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받는 방식으로 음악산업에 새 혁명을 일으켰다. 그러나 네트워크를 통해 굳이 기기에 자료를 저장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시대가 되면서 음악산업은 다시 격변기를 맞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음악 스트리밍이다.

닐슨뮤직은 지난해 미국에서 앨범과 개별 곡을 다운로드한 수가 각각 9%, 12% 급감했다고 추산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스트리밍을 통해 즐긴 곡은 1640억곡으로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이런 변화 속에서 애플은 다시 음악산업 주도권을 잡으려 하는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6월 말 애플뮤직을 소개하면서 “새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악의 새 장을 대표한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뮤직은 초기에 많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애플은 현재 가입자 중 4분의 3이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음악산업 전문 리서치업체 뮤직워치에 따르면 절반가량은 가입만 하고 음악을 듣지 않고 있다. 또 사용자의 61%는 유료회원으로 자동 전환하는 설정을 꺼둔 것으로 조사됐다. 유료화가 되면 최소 수백만명의 가입자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애플뮤직 앱의 복잡한 디자인부터 아이튠즈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곡의 공유 문제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불만을 쏟아내는 부분도 많다.

특히 애플 음악사업을 이끌었던 주역인 이안 로저스가 지난달 말 갑자기 사임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로저스는 유명 가수 닥터 드레 등이 설립한 비츠의 최고경영자(CEO)로 있다가 지난해 애플이 비츠를 32억 달러에 인수했을 당시 합류해 애플뮤직 서비스의 일부인 인터넷 라디오 ‘비츠1’을 총괄하고 있었다. 비츠1은 무료 라디오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하게 한다는 애플뮤직 사업구조의 핵심이다. 애플뮤직은 졸지에 리더를 잃게 된 셈이다.

그러나 애플뮤직은 애플의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에 바로 편입돼 애플페이와 아이튠즈, 음성인식비서 시리 등 다양한 서비스와 바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선두주자 스포티파이는 애플이라는 강자와 정면 대결하게 됐지만 이탈하는 회원이 별로 없는 등 아직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현재 사용자 수는 7500만명에 이르며 그 가운데 유료 사용자는 2000만명에 달한다. 불과 1년여 전만 하더라도 회원 수 4000만명, 유료 회원은 1000만명이었는데 두 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이룬 것이다. 특히 유료회원은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 판도라는 8000만 회원을 자랑하지만 대부분 무료다. 유럽에서 경쟁하는 프랑스 디저(Deezer) 유료회원은 600만명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스포티파이 기업가치는 85억 달러에 이른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해 2008년 본격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1년 미국에 진출했다. 사용자가 쓰기 편한 인터페이스와 광고를 통한 무료 음악 제공, 추천 기능 등 선두주자로서 오늘날의 스트리밍 사업모델을 구축한 것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스포티파이를 잘 쓰고 있는 사용자들이 갑자기 애플뮤직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스포티파이 매출은 전년보다 45% 급증한 13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손실도 1억9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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