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31일(현지시간) 3거래일 만에 다시 하락 전환하며 장을 마쳤다. 중국당국의 시장 개입이 결국 실패할 것이란 불안감이 조성된 영향이 컸다. 산업 및 은행관련주가 선방했으나 증시 전체를 오름세로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0.8% 떨어진 3207.8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약 50개 증권사에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총 1000억 위안(약 18조3600억원)을 시장구제기금에 출자하도록 하는 등 증시 부양책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증권 관련주들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강 CSRC 주석 주재로 지난 29일 비공개회의가 열렸으며, CSRC는 상장 증권사 대표들에게 각각 회사 시가총액의 최대 10%까지 자사주를 매입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최근 들어 계속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의 효력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10% 이상 떨어지는 폭락장을 경험한 만큼 추가 부양책에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된 것이다. 이달 상하이지수의 하락폭은 약 13%로 집계됐다. 지난달 14% 급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2개월간 하락폭은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컸다.
이밖에 중국 당국은 시장을 교란하는 시장 참가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증권사인 중신증권(CITIC증권) 간부 4명과 중국 경제지인 재경 기자 1명,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직원 1명이 주식시장에서 부정 거래를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주요 종목으로는 하이퉁증권이 6.8% 급락했고, 웨스턴증권은 6.7%나 빠졌다. 중국건설은행은 0.8% 밀렸다. 그리전자기기는 6.7% 급락했다.
센완홍위안그룹의 게리 알폰소 트레이더는 “국영펀드를 사려는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면서 “투자정보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최대한 중국 당국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