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스포츠 외교] ‘바덴바덴의 기적’ 정주영ㆍ‘평창 환호’ 뒤엔 이건희…기업이 함께 뛴 스포츠 외교

입력 2015-08-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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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발표되는 순간 이건희 IOC 위원이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과 현대 등 국내 기업이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각자 스포츠 외교에 쏟는 노력은 적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9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찬을 함께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입원 중인 이건희 IOC 위원의 스포츠 외교 활동을 대신 이어갔다. 두 사람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만찬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및 지원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삼성에 매우 중요한 행사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을 유치한 뒤에는 이건희 회장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2003년과 2007년 연속으로 결선 투표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을 더했다.

이 회장은 2010년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1년 더반 IOC 총회 참석까지 약 1년 반 동안 모두 11차례에 거쳐 해외 인사를 만나며 스포츠 외교를 펼쳤다. 이동 거리만 21만km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자 그는 “정부와 체육계, 국민 모두의 열망이 뭉친 결과”라며 기뻐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과 하·동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6번째 나라가 됐다.

2018 평창올림픽 개최가 확정되고도 삼성의 지원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2020 올림픽까지 후원을 연장한 데 이어 삼성은 공식 올림픽 파트너로서 평창동계올림픽에 1000억원가량을 후원하기로 했다.

스포츠 외교에 앞장서는 것은 현대도 마찬가지다. 고(故) 정주영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개최지 결정 투표를 앞두고 독일 바덴바덴으로 넘어가 IOC 위원 모두에게 꽃바구니를 보내는 등 올림픽 유치에 사력을 다했다. 결국 한국은 일본을 꺾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2002 한·일 FIFA 월드컵 공동 유치에 나섰다.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에 올라 월드컵 유치를 주도했다. 대한축구협회 월드컵유치위원회 등 공식적 단체와 호흡을 맞춰 FIFA 집행위원들과의 면담 주선과 회원국의 표몰이를 위한 이벤트를 추진했다. 여기에 개최지 경정투표권이 있는 FIFA 집행위원장의 국가인 로마, 스코틀랜드, 독일 등에 새로 지사를 설치하기도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공동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현대차그룹은 2022 월드컵 단독 유치에 눈을 돌렸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2014 브라질 월드컵뿐만 아니라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포함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관계자들은 현대자동차의 후원이 2022 월드컵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내다봤지만, 2010년 12월 2일 카타르가 개최지로 선정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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