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주가 하락 여파로 일본의 개인 FX 투자자,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도 타격을 입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은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외화로 환전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나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같은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으로서 프로 딜러들조차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부상했다.
그러나 와타나베 부인들도 최근 증시 추락의 영향권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은 고금리를 노리고 매입을 늘린 신흥국 통화가 급락하자 해당국 통화 매도, 엔 매수 주문에 몰렸다. 그러나 엔화 가치는 강세 국면이어서 엔 매도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 매입을 늘리는 계기가 된 건 지난 5월 11일 도쿄금융거래소가 거래소FX ‘클릭365’에 터키 리라를 상장하면서부터다. 이에 점두 FX들은 잇따라 터키 리라 거래 인센티브를 시작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고, 기준 금리 7.5%로 높은 금리차 수익을 노리고 리라를 구매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이 때부터 리라는 남아공 랜드와 대등한 대표적인 고금리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주가 하락과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신흥국 통화의 약세가 심각해지고 있다. 안전 자산으로 불리는 엔화에는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 · 엔고 경향이 선명해지고 있다. 남아공 랜드는 손실을 감수한 매도세로 24일 오전에는 순식간에 8.1% 급락했다. 리라도 2주 동안 8.4%나 떨어졌다. 반면 엔화는 달러당 1개월 반 만에 120엔대까지 상승했다.
외환닷컴 종합연구소의 간다 다쿠야 조사 부장은 “신흥국 통화 투자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 거래를 유보한 결과, 엔 · 달러 거래에서도 주문이 적어 엔 매도 의욕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신문은 와타나베 부인이 도쿄 시장의 주요 거래 주체가 돼 가격을 움직이는 힘은 크다며 와타나베 부인이 본격적으로 엔 매도에 나서기 전까지 엔화가 약세 기조로 되돌아가기는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