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 어디로] ②성장시계가 멈췄다… 중소 신작게임, 빛도 못보고 퇴출

입력 2015-08-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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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수 줄어 신작 감소 ‘악순환’…플랫폼 편중ㆍ천편일률적 스토리ㆍ게임방식도 걸림돌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 엔진이 멈췄다. 게임산업 경기가 하락하며 투자가 줄고 있고, 플랫폼이 한정된 탓에 중소 개발사들이 내놓은 게임은 빛조차 보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 여기에 게임 중독법 등 각종 정부 규제로 해외 업체에 시장을 내어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11일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은 2012년 9조7525억원을 정점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전년보다 0.3% 역성장했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역성장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게임산업의 침체는 PC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두 분야 모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2008~2011년 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12~2013년 평균 -5.4%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 둔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수도 크게 줄고 있다. 2009년 3만535개를 정점으로 2010년 이후 매년 약 3700개(13.8%)에 달하는 게임 개발사가 문을 닫았다.

게임업체 수의 감소는 신작 게임 감소라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신작 온라인 게임 수는 2013년 전년보다 약 40% 감소한 549건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외산 게임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지만, 국내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2013년 현재 국산 온라인 게임 점유율은 27.57%인 반면, 외산 게임점유율 44.80%에 이른다. 두 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2008년 이후 중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결국 중국에 온라인게임 종주국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2007년만 해도 온라인 게임 세계시장 비중은 한국 34.5%, 중국이 24.3%로 10.2%포인트의 격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8년 중국이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을 역전하며 2013년 현재 무려 28.7%포인트 이상이나 차이 난다.

모바일 게임도 힘을 못 쓰기는 마찬가지다. 2012년 전년 대비 89.1%, 2013년 190.6% 급성장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4.2%로 뚝 떨어져 2015년 1.8%, 2016년에는 -5.3% 역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게임산업 전반에 이르는 하락세는 게임 중독법 등 정부의 산업규제 강화가 한몫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카카오톡, 라인 등 단일화된 게임 플랫폼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플랫폼 편중 현상이 일어나면서 특정 게임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신, 다른 신작 게임은 출시를 알리지도 못하고 퇴출되고 있는 것. 게다가 지나친 수익성 추구로 신작 게임이 천편일률적인 스토리와 게임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게임산업 성장을 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국민과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 시장 진출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실제 중국을 제외한 미국, 영국, 브라질 등의 해외 시장 개척은 줄줄이 실패로 끝났다.

반면 중국 게임 개발사는 탄탄한 스토리와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중무장하고 수익성을 위한 현금 사용 유도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성을 유지하며 2013년 기준 세계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플랫폼을 다양화해 신작 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는 규제 보다는 게임 진흥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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