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채 보유 규모 대폭 축소에도 시장 동요치 않아…그 이유는?

입력 2015-08-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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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올해 5월 1800억 달러 줄어…안전자산 확보 금융기관 수요가 중국 공백 채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10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1시 2.18%. 출처 블룸버그

중국이 최근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대폭 축소했음에도 채권시장이 요동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대 미국채 보유국인 중국의 보유 규모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4개월간 약 1800억 달러(약 210조원) 줄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0.6%포인트 하락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했음에도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이 떠난 자리를 다른 수요가 채웠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새로운 금융위기를 막고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들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 국채 보유량을 확대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미국 시중은행의 자국 국채 보유 규모는 약 3000억 달러 늘어났다. 또 뮤추얼펀드도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예금보다는 금리가 높고 주식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브랜든 스웬슨 RBC글로벌자산운용 미국 채권 부문 공동 대표는 “중국이 미국 국채시장에서 떠나도 여전히 국채 수요층은 깊고 광범위하다”며 “특히 지금처럼 불확실한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막대한 돈을 풀면서 미국 국채시장 규모는 12조7000억 달러로 부풀려졌다. 해외 투자자들과 기관의 미국채 보유 규모는 현재 6조1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2006년의 약 2조 달러에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그동안 대표적 달러 자산인 미국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여왔다. 그러나 최근 1년새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은 자국 경기부양과 증시혼란을 막기 위해 미국채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도 줄이고 있다.

중국만 미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 6월 장기 미국채 1조1700억 엔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연준이 이르면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과 일본의 미국채 매도세를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둔화와 증시혼란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것이 미국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윌리엄 오도넬 RBS증권 미국채 부문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은 상황)과 디플레이션이 더욱 퍼질 수 있어 미국채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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