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방안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번 기존 순환출자 인정하되 신규 순환출자 금지했고, 대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공시의무를 강하게 부과했다”면서 “기존 순환출자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줄고 있다. 나름대로 지난번 정책 판단은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롯데그룹 사태가 터진 것과 관련해 “소유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를 거치지도 않고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말도 안 되는 기업문화, 경영형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번 롯데그룹 사태로 부각된 경영권 전횡 문제는 ‘소유구조’보다는 ‘상법상 지배구조 장치’를 따르지 않은 것에 주로 기인한다는 것이다. 소유구조가 투명해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상법상 절차를 따르지 않는 한 전횡의 발생 가능성도 높다,
김 의원은 “해외회사가 국내회사를 지배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있다”며 “이 부분을 투명하게 해서 지분구조를 알 수 있도록 공시제도를 강제해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정거래법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총수에게 기업이 어떤 형태로 지배하는지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이런 식으로 개정될 것”이라며 설명했다. 즉 동일인(총수)에게 공시의무를 부과해 총수가 해외계열사의 동일인 관련자 지분현황 국내 출제 현황 내용 등을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담은 개정안의 필요성에 당정이 합의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이 공정위에서 지정한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해외계열사’가 소유한 국내계열사 지분은 총수 및 관련자 지분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롯데는 그동안 지정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국내계열사에 대한 해외계열사 지분을 총수와 무관한 ‘기타주주 지분’으로 보고 소유 지분 공시 및 정보공개 대상을 국내계열사에만 한정시켰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롯데가 해외계열사를 통해 지배하는 국내계열사를 누락했는지 여부 등의 확인을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해외계열사 소유실태를 제출토록 요청한 상태다.
공정위는 기존 순환출자 금지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출자비율, 출자단계와 관계없이 계열사 출자라는 이유로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고 기존 순환출자 해소 의무화시 해소 부담에 따른 투자위축과 경영권 방어 어려움 등의 부작용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앞서 당정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기업 집단의 해외계열사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방안과 순환출자 규제 강화에 대한 이슈”라며 “오늘 조언받은 내용은 공정위가 정책 추진 시 심도 있게 고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