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어디로] 롯데그룹 몸통 ‘L투자회사’ 베일 벗나… 금감원·공정위, 롯데 전방위 압박

입력 2015-08-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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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한일 롯데그룹 몸통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이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파헤치려고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베일에 가려져 있는 롯데그룹의 몸통인 ‘L투자회사’의 정체가 드러날지 주목받고 있다.

금감원은 6일 롯데그룹에 일본 롯데홀딩스, 일본 L제2투자회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대표자와 재무 현황 등의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곳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롯데로지스틱스 등 4곳이다.

최근 그룹 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가 일본계 법인이며 이들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 게 없는 가운데, 4개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최대주주 법인의 대표자 정보 등의 일부 정보가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이 롯데알미늄과 롯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L제2투자회사에 대한 정보를 오는 17일까지 2분기 결산보고서를 낼 때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해 롯데그룹이 이에 따를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공시 서류를 제출할 때 법인의 지분율과 대표자, 재무 현황, 사업 현황 등 경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공정위도 전날 롯데그룹의 주주 및 해외 출자 현황 등 해외 계열사 소유 실태를 파악하고자 롯데그룹 측에 전체 해외계열사의 주주현황, 주식보유현황 등의 자료를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롯데그룹이 공정위의 요구대로 자료를 제출하면 L제1~12투자회사 집단뿐만 아니라 광윤사와 일본롯데홀딩스를 장악하고 있는 실체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이 L투자회사의 실체에 주목하는 것은 베일에 가려진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파악하는 데 있어 L투자회사가 몸통과 같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는 호텔롯데의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19.07%의 지분을 가진 롯데홀딩스이다. 그러나 사실상 최대주주는 L투자회사라는 의견도 있다. 1~12번까지 번호를 쓰는 L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 지분 72.65%를 쪼개서 보유하고 있다.

L투자회사에 대한 정체는 여태껏 철저한 비밀에 부쳐져 왔다. 다만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신 총괄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아니냐는 관측들만 있는 정도다. L투자회사들이 모두 신 총괄회장의 차명회사일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를 장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가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을 합쳐도 24.5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이 확인돼 형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지도 이목이 쏠린다.

이날 일본 법무성이 발급한 L투자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 회장은 6월 30일 L투자회사 10곳(1·2·4·5·7·8·9·10·11·12)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7월 31일자로 대표이사로 등기됐다. 다만 3·6 L투자회사는 등기 기재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법인등기부등본 열람·발급이 불가능했다.

이전까지 L투자회사 대표이사를 신격호 총괄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롯데홀딩스 사장이 나눠 맡고 있었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기 된 지난달 31일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시기이자 신 회장이 일본에 머무르던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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