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통장 사라지고 개인인증도 생체로…금융거래에 혁명이 이뤄져

입력 2015-08-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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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OO고객님의 대출 신청이 완료됐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온 대출 안내문자다. 곧바로 벨소리가 울린다. 은행 전화번호가 뜬다. 대출 확인 전화다. 신분증 인증샷부터 은행의 확인 전화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따로 대출 서류도 챙기지도, 은행 창구를 찾지도 않았다. 두 세번의 터치가 전부다.

스마트 기기 확산으로 100년 넘게 이어오던 금융 거래 환경이 변하고 있다. 예금은 물론 대출, 보험, 주식 거래까지 모든 게 손안에서 이뤄진다.

새벽 출근길이나, 자정까지 이어지는 회식 자리서도 상관없다. 북적이는 만원 버스에서도, 친구를 만난 커피숍에서도 모두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시간, 서있는 모든 곳이 은행지점이 된다. 이 같은 유비쿼터스 환경은 ‘알뜰함의 상징’이던 종이통장까지 역사속으로 묻었다.

문제는 보안이다. 비대면인증 허용 속에서 어떻게 ‘나’ 를 확인하는지가 관건이다. 금융회사들은 홍채, 동맥 등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생채인식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이통장, 100년 만에 역사속으로 = 가로 14㎝, 세로 8.7㎝. 종이통장 외형이다. 20쪽 종이에 빼곡하게 찍힌 숫자들은 노력의 결과물이자 보람의 결정체였다. 그렇게 종이통장은 지난 100여년간 ‘알뜰함의 상징’이었다.

이런 종이통장이 사라진다. 2017년 9월부터는 원칙적으로 종이통장이 발급이 중단된다. 2020년 9월 이후부터는 종이통장 발급을 원할 경우 원가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 대신 종이통장 미발행 소비자에게 금리 우대나 수수료 경감 등의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통장을 들고 은행 지점을 찾거나 뙤약볕에 자동화기기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종이통장 멸종을 부추기는 것은 인터넷모바일 뱅킹의 부상이다. 스마트폰에서 은행 앱을 켜면 실시간으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터치 몇 번으로 예금은 물론 대출, 보험, 펀드, 주식 거래까지 모든 게 가능하다.

스마트 금융 환경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과 맞물려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은행 계좌를 열 때 온라인으로 실명 확인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은행 직원과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계좌개설이 가능해진다. 22년 만에 금융실명제법의 근간이 변하는 셈이다.

◇터치 한번으로 예금부터 대출까지 ‘논스톱’ = 금융회사들은 통합 플랫폼 구축 등 금융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은행 ‘위비뱅크’다. ‘위비뱅크’는 중금리 대출, 간편송금 서비스를 탑재한 모바일 전문은행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테스트베드(Test bed)다. 우선 은행권 최초로 타행 공인인증서로도 대출이 가능하고 본인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사진촬영을 통한 비대면 본인확인 프로세스가 시범 적용된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간편송금 서비스인 ‘위비 모바일 페이’는 최초 한번만 핀번호를 등록하면 추가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없어도 등록한 핀번호만으로 하루에 최대 50만원 범위 내에서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IBK기업은행의 ‘i-ONE뱅크’는 모바일 통합프랫폼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예적금과 펀드, 대출 등 200여개 금융상품을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다.

이기송 KB금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의 스마트 금융 앱은 ‘보다 실용적이고 편리한 거래 프로세스 구현’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디자인의 개선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 생채인식 기술 접목 박차 = 문제는 보안이다.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되면 어떻게 ‘나’를 확인하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생채인식 기술 접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체인식(Biometrics) 기술은 인간의 특정 생체 정보를 분석해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생체인식 기술의 요소별 우수성 정도를 비교하면 얼굴, 지문, 홍채정맥 등의 부문이 보편성, 유일성, 정확성,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향후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도쿄 미쯔비시 UFJ은행과 오가키교리츠 은행은 손바닥정맥인식 기술을 도입했으며,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과 일본의 미즈호, 미쯔이스미토모, 리소나 은행 등은 손가락정맥인식 기술을 활용 중이다.

국내 금융사들 역시 지문인식 방법을 중심으로 생체인식 기술을 도입했거나 상용화 여부를 시험(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지문인식의 경우 고객 본인인증 수단으로 활용하기 보다 내부 자원 접근제어용으로 주로 활용 중이며 얼굴, 홍채, 손바닥손가락 정맥 생체 인식 기술은 아직 국내 금융권에서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2001년 국내 은행 최초로 지문인증 방식을 도입했으며 KB국민은행과 NH손해보험, 새마을금고 등이 내부 직원 전산시스템 접근제어용으로 지문인증 방식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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