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흑자 121억9000만달러…3년4개월째 사상 최장 기간
올 상반기 경상흑자가 5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입이 수출에 더 크게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자료에 따르면 올 6월 경상수지는 121억9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980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전달(86억2000만달러)에 비해서는 41.4%, 전년동월(79억6000만달러)에 비해서는 53.1% 각각 늘었다.
◇경상흑자 40개월째…최장 기간 플러스 =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40개월째 플러스다.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경상흑자 규모는 523억9000만달러로 역대 가장 높다. 6개월 단위로는 작년 하반기(497억9000만달러)에 이어 2반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늘어 발생하는 흑자가 아니라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다.
올 상반기 상품수지는 601억9000만달러로 2014년 1~6월(441억7000만달러)에 비해 36.3% 확대됐다. 이중 수출 증감률은 전년동월과 비교해 -10.6%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상반기(-23.0%) 이후 최대 내림폭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18.3% 급감했다. 마찬가지로 2009년 상반기(-34.4%) 이후 역대 가장 큰폭으로 축소됐다.
◇올 1~6월 감소폭…수입 > 수출 = 수출과 수입은 올 1월부터 6월까지 국제수지 기준으로 다달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마이너스를 나타냈으며 수출보다 수입 하락률이 더 컸다.
수출과 수입 감소율은 추이를 보면 각각 △1월 -10.3%, -16.3 △2월 -15.4%, -21.9% △3월 –8.5%, -17.1% △4월 -11.2%, -17.9% △5월 -16.3%, -19.8% △6월 –2.0%, -17.3%을 기록했다.
저유가 영향과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부진 및 수출정책 변화, 구조적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기타 사업서비스수지 등이 악화되면서 적자 규모가 전월 4억달러에서 6월에는 24억9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전월 2억9000만달러 흑자에서 16억8000만달러 흑자로 불었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2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규모가 전월(4억3000만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5월 88억1000만달러에서 6월 104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가 전월 12억달러에서 6월엔 49억9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외국인직접투자가 순유출로 돌아선 데다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증권투자는 외국인 증권투자가 순유출로 전환하면서 유출초 규모가 65억달러로 전월 3억6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기타투자는 전월 47억6000만달러 유출초에서 22억4000만달러 유입초로 돌아섰다. 파생금융상품은 2억4000만달러 유출초였다.
◇한은 올해도 사상 최대 흑자 전망 유지 =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지난 4월 경제전망에서 예상했던 전망치(960억달러)보다 20억달러 늘려 잡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3년 811억5000만달러, 2014년 892억2000만달러 등 해마다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박승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