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상철(62)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회장은 2005년 1월 보안소프트웨어 개발·판매업체인 ㈜소프트포럼을 인수했다. 김 회장과 그의 처 김정실씨는 2005년 5월 벤처기업에 대한 기업컨설팅과 M&A 중개사업을 목적으로 한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고, 소프트포럼과 계열사의 자금지원을 통해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를 소프트포럼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소프트포럼의 운영자인 두 사람은 2008년 10월 자신들이 소유한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 주식 1만 7500주(약 20% 지분)를 소프트포럼이 매수하게 해 18억 3750만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의 영업실적이 전무해 주식의 주당 교환가치가 0원이었는데도, 두 사람이 주식을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2008년 9월 당시 주식가치평가가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평가자인 A회계법인이 김 회장에게 이득을 취하게 할 목적으로 주식가치평가를 했다거나 근거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부실하게 주식가치를 평가했다는 점을 입증할 만한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의 진술 등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가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소프트포럼이 진행한 M&A의 수익을 김 회장이 빼돌리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고발인의 주장과 달리 사업연도소득이 해마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오고, 2007년도 당기 순이익이 18억여원에 달하는 등 영업실적이 없는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역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배임의 의사가 이들에게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