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동자 3765명 대상 인당 10만 위안 합의…협정서명, 다음 달 베이징에서 이뤄질 듯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회사에서 강제노역한 중국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금을 제공하기로 중국 측과 합의했다고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은 미쓰비시머티리얼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노동자 3765명을 대상으로 피해보상금을 인당 10만 위안(약 187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 대기업이 중국인 강제노역 피해자에게 사과와 함께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강제노역 피해보상 대상자 규모도 최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와 중국 측 협상팀은 다음 달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전후로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최종 화해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2차 세계대전 시절 강제노역에 동원된 중국 노동자 등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중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이번 합의가 도출됐다.
지난 20일 미쓰비시머티리얼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해 제임스 머피(94)를 비롯한 강제노동에 징용된 미국 전쟁포로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22일 오카모토 유키오 미쓰비시머티리얼 사외이사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영국과 네덜란드, 호주의 전쟁포로에게도 미군 피해자들에게 한 것처럼 사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힘에 따라 회사의 사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인 징용 피해자에 대해서는 “법적인 상황이 다르다”라는 입장을 회사는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쓰비시머티리얼의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현재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손해배상 책임을 두고 소송 중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대응으로 보고 있다.